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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차기 대선주자 중 한명인 고건 전 총리가 오는 7월 ‘중도실용주의개혁세력 연대기구’를 결성키로 한 것을 놓고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고 전 총리에게 우호적인 열린당 내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상기된 표정으로 내심 ‘기대’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분위기인 반면, 그렇지 않은 일부 의원들은 고 전 총리의 연대기구 결정 의미 자체를 깎아내리려는 모습을 내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 전 총리의 ‘연대기구’가 정치적 결사체의 성격으로 고 전 총리의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점과, 시기상으로도 지방선거참패직후 당내 각 계파간의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열린당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선거참패에 대한 패인․책임 문제를 놓고 당내 각 계파간 갈등이 폭발하고 이어 재집권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 당내 일부 세력의 이탈이 가시화 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당 안팎의 관측이다. 현재 열린당 내에서는 30여명 가량의 의원이 고 전 총리에게 우호적인 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이탈러시는 당내 중도성향의 의원들의 추가이탈마저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고 전 총리와 가까운 한 의원은 고 전 총리의 연대기구 결성 언급을 사실상 ‘고건발(發)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 보면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모습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고 전 총리가 결성키로 한 연대기구가 외곽에서 기본적인 토대를 잡아나가는 동시에 당내에서는 고 전 총리와의 우호적인 세력들이 민주당과의 통합론 분위기를 띄운 뒤, 최종적으로 고 전 총리의 연대기구로 통합한다는 구상을 ‘설파’(?)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열린당내 강경․개혁파는 철저하게 배제시킨다는 설명도 덧붙인다고 한다. 이와 함께 당내 일부 고 전 총리 우호세력들도 “현실적인 (정계개편의) 동력이 생겼다”는 등의 고무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그러나 이에 반해 또 다른 당내 일부 세력들은 고 전 총리의 ‘연대기구’ 자체를 평가절하하는 모습이다. 고 전 총리가 그간 본격적으로 정치무대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높은 차기대선주자로서의 지지율을 보인 것이지, 실체화가 되면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권 내 한 핵심 관계자는 “이참에 고 전 총리의 우호세력들을 당에서 다 내보는 등의 당내 인물군의 물갈이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면서 고 전 총리의 연대기구 결성 의미 자체를 깎아내렸다.
호남권 출신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고 전 총리가 (연대기구 신당 등을 통해) 실체화되면 강금실 꼴이 날 것”이라면서 “별로 크게 움직일 동력도 못 된다”며 평가절하했다. 그는 '고건발 정계개편‘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이 정계개편을 원하면 정계개편으로 가야 한다”면서 “’고건발 정계개편‘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했다. ’고건발 정계개편‘ 동력 운운하는 당내 일부 세력을 향해 “정치를 숏텀으로 보면 안 된다”고 그는 지적하기도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또 “고 전 총리는 정체성이 없다” “본격적인 검증 무대에 오르면 박살날 것이다” “정치구도가 역동적으로 변화면서 (고 전 총리의) 지지층도 약화될 것”이라는 등의 말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