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정보기관은 납북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와 결혼한 김영남씨를 비롯해 1977~1978년 사이 북한에 납치된 고교생 5명의 북한 내 활동 상황을 1993년부터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메구미 가족이 서울에 도착한 16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김영남씨 외에 납북된 고교생 4명의 근황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납북된 고교생 5명은 모두 생존해 있으며 모두 간첩들이 남파되기 전 남한 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교육시설인 ‘이남화(以南化)환경관’에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이들 중 2명은 간첩 교관직을 그만 둔 상태다.

    경기 팽택 태광고 2학년 때 납북된 이민교씨(당시 18세)는 평양 용성구역에 있는 ‘이남화환경관’에서 슈퍼마켓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995년 간첩 김동식 사건과 1997년 최정남 등 부부간첩 사건 수사과정에서 간첩들이 진술한 내용이다.

    김동식·최정남 등은 홍건표(당시 17세·천안상고 3년)·이명우(당시 17세·천안농고 3년)씨에 대해서도 “홍씨는 이남화환경관에서 ‘홍 교관’으로 활동 중이며 이씨도 ‘마 교관으로 활동 중”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승민(당시 17세·경기 평택 태광고 2년)씨의 경우 정보기관이 1993년 탈북자를 통해 이남화환경관에서 ‘양복점 김 선생’으로 불리고 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한다. 군산기계공고 1학년 때 전향간첩 김광현씨에 의해 납북된 김영남씨(당시 17세)가 북한에서 간첩 교관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정 의원은 “정부는 납치 고교생 5명의 생존 및 이남화환경관 교관 활동 사실을 2000년대 들어 탈북자를 통해서도 추가 확인했다”며 “이민교·최승민씨는 2000년대 초까지 교관 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현재는 납북 고교생 5명 중 3명만이 그대로 교관직을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 2명은 홍보관 판매원과 영업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DJ 방북이 실현될 경우 방북 의제에 ‘강제 납치 고교생 5명의 생환’이 채택돼야 한다”며 “정부는 이들의 송환에 대한 분명한 원칙과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