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한나라당 의원의 몰카 문제로 인터넷이 소란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이대로 가면 한나라당 대통령은 절대 나올 수 없다는 점이다. ·

    그동안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은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일을 많이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보수운동 하는 이들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 세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대신 받으며 노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보수 논객 노릇 못 해 먹겠다

    어쨌든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글을 써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주변의 아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보수정당이 2007년 대선에서는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정말 암담하기 짝이 없다.

    민생경제가 어렵다고 외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유흥업소 출입을 한다? 물론 국회의원도 사람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이들은 한나라당을 비난하기 위한 좋은 자료로 써먹을 것이다.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공천비리 문제도 골치 아픈 일이다.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수이념 대 반 보수이념의 구도로 판을 짜야 하고 선과 악의 세력으로 판을 짜려는 여당 지지세력의 의도를 분쇄해야 하건만 공천비리 문제나 이번 몰카 사태에서 드러난 한나라당의 외양을 갖고는 도저히 그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대로 가면 망한다

    이대로 가면 망한다. 진짜 망한다. 한나라당이 혼자 망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운동을 했던 사람들 모두가 망한다. 지금까지 내 주변에서 보수운동에 뛰어든 사람치고 행복하게 된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보수운동하면 패가망신한다는 이야기 뿐이다.

    2007년 대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보수 전체가 망한다. 아니 어쩌면 이미 우리 보수사회는 진작에 망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 울음소리 없는 농촌마을이 살아있는 마을이라고 할 수 없듯 젊은 사람 찾기 힘든 보수사회를 살아있는 집단이라고 말하기 힘들 것이다.

    과거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가 히트한 일이 있었다. 그 제목에 빗대어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 사회는 ‘죽은 보수의 사회’다. 보수세력은 죽었고 일부 보수인들만 살아남아 죽은 보수사회를 살리려 애쓰는 중이다.

    그러나 그들의 힘으로는 이제 보수사회 재건은 사실상 힘들다. 냉정히 생각해 보면 우리 보수사회는 반공주의 성향이 농후한 보수사회였다. 자유주의나 작은 정부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도 않고 실제로 보수시민들이 자유주의나 작은 정부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한나라당 대통령은 없다

    아마 일반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것은 단순한 반공주의나 경제가 좀 살아나는 것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지금은 반공주의가 점점 퇴색해 간다. 경제 문제는 젊은 세대로 갈 수록 오히려 보수세력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들은 적극적이고 진보성향의 이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주변에 자신의 신념을 빠른 속도로 전파하고 있다.

    그러나 50대 이상의 기성세대 중심이 된 보수사회, 전반적으로 자신이 나서서 권리를 찾는 것보다 남에게 의존하고 대세에 추종하는 것을 따르고 살아 온 한국 기성 보수세대들에게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2007년 대권을 찾아 온다는 것이 버거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정직하게 이야기하면 현재 일반적인 한국 기성 보수세대들이 갖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생활양식, 투쟁의식과 같은 전반적인 사안을 생각해 볼 때 이미 반 보수세력에게 빼앗긴 사회를 이끌어 가는 권력을 다시 찾아온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젊은이들이 외면하는 기성세대, 젊은이들이 거부하는 한나라당의 모습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이제 끝났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은 없다. 보수논객 노릇 못 해먹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