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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 한나라당 후보로 오세훈 전 의원이 확정된 데 대해 강금실·이계안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측은 ‘한번 해볼만하게 됐다’는 분위기다. 맹형규 전 의원은 준비된 정책 측면에서, 홍준표 의원은 보수층의 결집을 우려한 측면에서 '껄끄러운' 상대였지만 오 전 의원은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오히려 '잘 됐다'는 반응이다.
이들 두 후보 측은 당초 오 전 의원의 우세를 점쳤었지만, 그간 꾸준한 서울시정 정책 준비를 통해 세 기반을 다져오면서 비교적 ‘껄끄러운’ 상대로 인식된 맹 전 의원과의 ‘박빙대결’로 치달으면서 한때 긴장감을 내비치기도 했었지만 안도의 한 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특히 이계안 후보 측은 오 전 의원의 확정으로 내달 2일 치러지는 열린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놓고 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이 이뤄질 분위기가 마련됐다고 보고, 지지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강금실 후보와의 맞대결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내보이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본선보다는 당내 경선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양상이다.
강금실·이계안 양 후보 측은 일단 오 전 의원이 본격적인 검증작업을 거치지 않은 만큼 ‘이미지 정치' 등에 대한 집중적인 공략에 나선다는 계산이다. 서울시정에 대한 정책적 대결 구도를 조성하면서 검증작업 등을 통해 오 전 의원의 준비 덜 될 정책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면서 차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강 후보 측은 그간 각종 여론조사의 서울시장 가상대결에서 오 전 의원과 ‘깨끗하다’ ‘신선하다’고 하는 등의 이미지가 서로 오버랩 되면서 지지율 격차가 벌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오 전 의원과의 차이점을 부각시키는데 선거전략을 짜맞춘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 후보 측은 특히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서의 경륜과 조직운영 업무추진 능력 등과 서울시정에 대한 비전 등을 부각시키면서 이를 통해 본격적인 대결구도를 형성해 나가면서 집중적인 차별화가 가능하고 결국 유권자의 선택도 기대해 볼 만 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강 후보가 그간 상대하기 어려운 후보로 맹형규 전 의원을 꼽으면서도 오 전 의원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느낌이 없다”고 언급한 것도 오 전 의원을 공략하기 위한 나름의 전략을 마련하고 있지 않았겠느냐는 당 안팎의 설명이다. 강 후보는 낮은 당 지지율 속에서도 인물론을 통해 지지율의 감소폭을 상쇄시켜나간 반면, 강 후보의 대항마로 갑작스레 등장한 오 전 의원은 본격적인 검증을 받지 않은 상황속에서 현재 지지도가 당의 높은 지지율에 따른 ‘거품’적 성격이 강한 만큼 진검 승부의 대결이 이뤄질 경우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아울러 이계안 후보 측은 오 전 의원의 확정으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당장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에서도 충분한 승리구도가 갖춰졌다는 판단이다. 오 전 의원에 맞서 자신의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카드 회장 등을 지낸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자신의 장점이 자연스럽게 부각될 것이라고도 예측하고 있다. 정책 공약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 후보측은 오 전 의원의 확정이 당내 경선 판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서 한껏 고무돼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강 후보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한 상황에서 이번 한나라당의 경선 결과를 통해 열린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와 관련, 이계안 후보 측의 강선아 대변인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예상대로 됐다. 이젠 열린당 경선에서 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이 가능하리라고 본다”면서 “종전부터 오 전 의원에 맞춰 전략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그대로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힘을 얻고 있다”고 고무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이에 앞서 이계안 의원은 오 전 의원의 당선 확정 발표 전에 기자들과 만나 오 전 의원에 대해 “시간이 감에 따라 서울시를 이미지에 맡기지 않고 누가 비전과 정책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겠느냐를 보지 않겠느냐‘면서 본선에서의 승리를 장담했다. 특히 이 후보는 본선보다는 내달 2일 치러지는 당내 경선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는 형국이다. 이 후보는 “지지율에서 오 전 의원보다 낮은 강 후보를 띄울 수 있느냐. 아니면 필패냐, 그렇지 않다면 제3의 길이냐를 선택하느냐의 문제인데, (열린당 경선에서 강 후보를 선택하면) 지방선거에서 지는 것이고, 이후 대권 경쟁에서도 어려운 조건에서 경쟁을 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