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국민참여연대 상임고문 이기명씨가 19일 국민참여연대 홈페이지에 ‘추악한 폭로정치 다 함께 죽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폭로정치로 일관하는 한국 정치의 후진성과 언론의 감시기능의 저조함을 '점잖게' 충고했다. 특히 이씨는 이 글에서 '이례적으로' 열린우리당의 행태를 비판하고 '언론의 자유'를 부르짖어 눈길을 끈다. 

    이씨는 우선 “요즘은 폭로의 계절이다. 꽃은 시간이 가면 지지만 (정치판에서의) 폭로는 사라질 줄 모른다”고 운을 뗀 뒤 최근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경악할 만한 사건’이라고 예고했던 것을 가리켜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사소한 일로 큰 소란을 일으켰다)꼴’이라고 실소했다.

    이씨는 “정치인들이 정치가 실종된 황무지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며 “정치인은 폭로를 무척 즐긴다. 욕을 먹어도 언론에 나오면 좋다는 정치인들인지라 뭔가 폭로를 하면 언론에 보도되고 그게 부러워 쥐나 개나 터트리다 보면 근거도 없는 뻥을 치게 되고 남는 건 개망신”이라고 주장했다.이씨는 또 "국가의 운명이 걸린 비리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폭로해야겠지만 백해무익한 한건주의 폭로라면 이 역시 역적이다. 폭로 조심하지 않으면 패가망신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정치인이 유권자 다음으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언론이라고 주장하며 감시기능자로서의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언론없는 세상을 생각하면 온갖 사회악과 비리, 범죄가 날뛰고 분별없는 공직자들의 횡포가 얼마나 창궐하겠느냐, 언론은 당연히 존재해야 할 절대가치며 언론의 자유 역시 철저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어느 누구도 언론을 장악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면서도 “오늘의 우리 언론은 공평무사하고 악을 고발함에 추상같고 정치를 말하는데 공정한가. 오늘의 언론이 자유를 훌쩍 뛰어 넘어 횡포가 되고 있지는 않은가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공정보도 요구 권리를 들어 “언론이 공정하지 않으면 사회악은 누가 고발하며 국민은 누굴 믿고 사느냐”며 “무차별 폭로의 진흙탕 수렁에서 이성을 상실한 정치인이 제 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것도 언론의 몫이다. 포기하면 직무유기다”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는 5.31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들을 향해 “선거유세에서 국민을 위해 목숨바쳐 일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는가. 금배지 달았으니 맹서가 휴지냐”며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의 감시기능자적인 역할을 역설하면서 “정치뿐만 아니라 언론도 국민이 있어야 존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