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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과 노무현

입력 2006-04-17 09:41 | 수정 2006-04-17 18:09
동아일보 17일자 오피니언면 '횡설수설'란에 이 신문 김순덕 논설위원이 쓴 칼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신화 속의 영웅 탄생에는 공식이 있다. 강호의 비주류가→고난을 극복하고 업적을 이루면서→아비를 부정하는 살부의식(殺父儀式)을 통해 정상에 선다는 것이다. 정치판을 “코미디야, 코미디”라며 호호호 조롱했던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분명 이 바닥의 비주류다. 그의 고난과 업적 평가는 엇갈리지만 살부의식은 한창 진행 중이다. “당이 국민에게 외면당하고 있다”는 입당의 변에 이어 노무현 정권의 강남북 재정격차 해소책, 양극화 해소책, 언론정책 등에 대한 비판을 연일 쏟아 낸다. “난 싸움을 싫어한다. 노 대통령과 다른 개혁을 하겠다”고까지 했다.

▷노 대통령도 후보 시절 비슷한 살부의식을 행했다. 2002년 초만 해도 “당선되면 김대중 대통령의 노선과 이념을 확실히 계승하겠다”고 했으나 그해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뒤엔 “비판할 것은 비판하겠다”며 고개를 슬쩍 돌렸다. “정치에선 김 대통령과 내가 많이 다를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그 덕분에 ‘3김 시대를 넘어선 새로운 정치 리더십’으로 포장할 수 있었다.

▷대통령선거와 시장선거는 물론 다르다. 하지만 선거용 전략이었든 아니었든, 노 후보의 DJ정권 비판은 꽤나 신선했고 상당 부분 옳은 말로 인정받았다. 강 전 법무장관의 요즘 발언은 어떨까. 그의 용감한 비판이 맞는 소리라면 노 정부는 실패한 정부가 분명하다. 장관 재직 때는 왜 침묵했는지 묻고 싶다. 반면 ‘선거용 내 편 때리기’일 뿐이면 그는 거짓말쟁이다. 또는 정치적 야심 때문에 소속 당과 대통령까지 헐뜯는 인격상실자이거나.

▷득표를 위한 전술적 발언이라고 해도 의문은 남는다. 오죽했으면 노 정부의 전직 장관이 노 대통령의 핵심 코드를 문제 삼겠나. 언론의 비판에는 ‘위폐 제조’라며 펄펄 뛰던 정부가 강 전 장관의 발언에는 조용한 것도 기이하다. 아무튼 노 대통령은 2003년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강 전 장관은 이런 점에서까지 사부(師父)를 닮을 생각으로 서울시장에 도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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