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심과 괴리되는 당심만을 쫓는 후보로는 본선에서 이길 수 없다" "예전과 달리 이젠 대의원들과 운영위원장들도 민심과 동떨어진 후보를 찍으라고 해도 찍지 않는다"

    "서울시민의 지지를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여론의 지지가 없는 사람을 당에서 후보로 내보내는 건 서울시민을 얕잡아 보는 것으로 곤란하다"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말한 바 있다.

    당심은 맹형규 전 의원이 앞서고 있고 일반여론조사에선 홍 의원이 앞선다는 분석이 나올 당시 홍 의원은 "옛날처럼 당심과 민심이 구분돼서는 안되고 민심에 접근하는 당심이 돼야 바른 후보"라고 주장하며 결국 민심에서 앞서는 자신이 당심에 앞서는 맹 전 의원에 비해 앞설 것이란 논리를 내세웠다. 

    '당심 보다 민심 강조하던 홍준표도 조직표 내세우며 우위 주장'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이후 민심을 강조하던 홍 의원은 조직표를 강조하며 당심에 앞서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당선가능성이 높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오세훈 전 의원의 경선참여로 당내 경선구도가 급변했기 때문.

    9일 오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오세훈 후보는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맹·홍 두 후보를 3배 이상 앞섰다. 또 강금실 전 장관과의 가상대결에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나타났다.

    만일 오 후보에 대한 일반시민의 지지가 현 상황을 유지함에도 불구 맹·홍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될 경우 이는 민심과 괴리되는 후보이며 서울시민을 얕잡아 보는 후보라는 부메랑을 맞을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당내 경선에선 자신들이 오 후보 보다 우위에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또 현재 거세게 불고 있는 오세훈 바람도 주말을 기점으로 수그러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맹·홍 두 후보가 당내 경선에 자신하는 이유는 바로 당내 경선방법때문.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는 방법은 바로 홍준표 의원이 당 혁신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만들었다. 선출방법은 서울지역 대의원 20% 일반당원+책임당원 30%, 국민참여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최고득표자가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다.

    '오세훈 20% 여론조사는 앞설 수 있어도 30% 국민참여 저조해 불리할 것'
    "승패 연연하지 않겠다는 오세훈 말도 저조할 것으로 보이는 국민참여 염두에 둔 것'

    그렇다면 이 같은 선출방법이 맹형규 홍준표 오세훈 세 후보 중 어느 후보에게 가장 유리하게 작용할까. 한나라당은 총 투표인단을 1만명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투표인단 숫자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1만여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내 경선은 서울지역 대의원 2000명과 일반당원+책임당원 3000명, 국민참여선거인단 3000명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 20%를 합산한 결과가 반영된다.

    맹·홍 두 후보가 오 후보의 당 경선 경쟁력을 낮게 보는 이유는 바로 3000명의 국민참여선거인단 부분. 무작위로 선택되는 일반국민이 평일에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을 위해 올림픽 펜싱경기장까지 찾을 리 만무하다는 것. 한나라당은 3000명의 일반국민을 전화번호부를 통해 무작위로 뽑을 예정이다.

    홍준표 의원 측은 "오세훈 후보가 여론조사에선 앞선다 하더라고 국민참여 30%가 문제"라며 "과연 일반국민들이 자기 일을 팽개치고 펜싱경기장까지와 하루종일 기다리며 투표를 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 국민참여는 모양만 갖춘 것이지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후보가 승패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덧붙였다.

    또 맹·홍 두 후보 모두 조직에서 오 후보에 월등히 앞서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제껏 쌓아온 조직표가 오 후보에게 쉽게 쏠리지 않을 것이란 주장을 펼치고 있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맹형규 홍준표 두 후보가 확보하고 있는 대의원은 전체의 50~60%정도 된다. 결국 부동층이 약 40% 가량되는데 오세훈 후보가 이 400%를 다 가져갈 수 있다면 승산이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며 "대의원들은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를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고 예측했다.

    '대의원 100%는 아니지만 경선참여 대의원은 어느정도 정해져'
    '오랜시간 준비한 후보에게 오세훈 뒤질 수밖에 없는 시스템'

    이는 맹 후보 측도 마찬가지. 맹 후보 측은 "100%는 아니지만 경선에 참여하는 대의원들은 어느정도 정해진다"며 "그동안 뛰어온 후보들과의 연대의식이 있어 충분히 준비해온 후보들에게 오세훈 후보가 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맹·홍 두 후보 모두 이번 주말이 당 경선구도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맹 후보 측은 "이번 주말까지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이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고 홍 후보 측 역시 "여론조사가 주말을 거치며 거품이 빠질 경우 당원들도 평상심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홍 후보 측은 "만일 주말에도 지지율이 오늘 조사처럼 2~3배 가량 차이가 나면 당원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한 뒤 "맹형규 홍준표 후보에게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맹 후보 측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박근혜-이명박 대선경선 생각한다면 오세훈 지지 못해'
    '오세훈 참여에 시큰둥한 이재오 반응이 이명박 입장이라 보면 돼'

    또 서울시장 후보가 차기 대선구도와 연관이 깊다는 점 역시 오세훈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당의 대선경선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이 오세훈 후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란 논리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서울시장 경선은 당의 대선구도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오세훈 후보에게 불리하다"며 "박근혜 대표는 맹형규 후보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이명박 시장은 아직 유보적인 입장이지만 오세훈 보다는 홍준표 쪽에 가깝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이 오세훈 후보를 밀고 있는 상황인데 만일 오세훈이 성공할 경우 초선 의원들이 대선경선때도 박근혜 이명박이 아닌 제3의 인물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장이 오세훈을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재오 원내대표가 오세훈 후보의 경선참여에 시큰둥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이 이 시장의 입장이라고 보면된다"며 "게임역학상 이 시장과 오세훈 후보가 전략적 제휴를 맺기는 어럽다"고 관측했다.

    "대의원 결국 강금실에 이길 수 있는 후보 선택할 수밖에"
    '맹·홍 두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 5%정도밖에 안돼'

    그러나 이 같은 두 후보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 서울시장 대결구도가 정책이 아닌 이미지 대결로 가고 있는 만큼 강금실 이미지에 대항할 수 있는 후보가 선택될 수밖에 없다는 것.

    당의 핵심관계자는 "결국 강금실에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가 대의원들에게도 선택될 수밖에 없다"며 "과거의 경우 대의원 확보라는 게 가능했지만 지금은 과거와 달리 특정 후보가 대의원을 독식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대의원이 결정돼 안된 상황이고 선거 전 서울지역 대의원 중 무작위로 뽑을텐데 무슨 대의원을 확보했다는 것이냐. 물론 먼저 뛴 후보들이 만난 사람들 중 대의원으로 선택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결국 확보한 대의원은 5%정도밖에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경선은 조직보다는 바람이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요한 건 경선당일 현장 분위기"라며 "후보연설과 현장분위기가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고 현장분위기만 봐도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 지 가늠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