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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교육부총리의 '영어마을 비판'에 경기도가 '선거용 발언'이라며 반박하고 나서 이를 둘러싼 공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교육부가 지난해부터 '영어교육 활성화 5개년 계획'의 하나로 영어체험마을 확충을 적극 추진해온 것으로 3일 밝혀짐에 따라 김 부총리의 발언이 손학규 경기지사를 겨냥한 '지방선거용'이 아니냐는 의혹은 더 커지게 됐다. 교육부의 영어마을 방침은 연초 업무보고에도 포함된 것으로 김 부총리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3일 파주 영어마을 개원식에 참석한 손 지사는 "김 부총리가 2005년 9월 안산캠프에 가서는 중앙정부가 해야할 일을 경기도가 해냈다며 극찬을 했었다"며 우회적으로 김 부총리를 비판했다. 경기도청 이수원 공보관은 "김 부총리의 발언은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중앙정부의 기획된 선거용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또 교육부가 지난해 5월 내놓은 '영어교육 활성화 5개년 계획(2006~2010)'에는 '영어체험 프로그램 확대'가 주요 항목으로 들어가 있으며, 올해에도 업무계획을 통해 시도교육청에 영어마을 등 영어체험학습센터 설치 및 영어캠프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김 부총리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교육부는 이미 운영 중인 시도의 운영 노하우를 적극 공개하고 운영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프로그램 참여 경험이 없는 학생이나 농어촌 지역 및 저소득층 자녀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에 우선적으로 참여기회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김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잇따른 영어마을 설립과 관련 "영어마을은 그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왔다. 김 부총리는 경기교육청에서 가진 초등학교장 회의에 참석해 2006년도 교육정책 방향과 과제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리는 "영어마을 하나 만드는데 2000억∼3000억원이 들고 운영하는데도 연간 비슷한 돈이 들어간다"며 "영어마을의 연간 운영비만도 경기도내 각 학교에 1억원이상씩 지원할 수 있는 규모"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는 교육형 테마파크인 경기도 파주 영어 마을 개원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손 지사는 "파주 캠프의 개원이 대한민국 공교육이 질적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된다"며 "경기영어 마을이 공교육 혁신의 베이스캠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지사는 영어마을 사업의 창안자이자 경기영어마을 이사장이기도 하다.
손 지사는 이어 "부모의 경제력에 의한 교육기회의 불균등이 가난의 대물림 현상을 고착화시키는 '영어격차(English Divide)' 문제를 해소해 전 국민 모두가 차별 없이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각 지자체에서 더 많은 교육투자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며 "더 이상 우리 학생들이 어린 나이에 해외로 나가는 고생 없이 파주캠프에서 즐겁게 공부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글로벌 코리언으로 자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원행사에는 손 지사를 비롯해 주한미군상공회의소 타미 오버비 대표, 국회교육위원회 소속위원, 도의회 문화공보·자치행정 소속위원, 도교육청, 주한미군상공회의의소, 언론, 학계 인사들 및 일반 시민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