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딸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파장을 몰고왔던 김모씨(36)가 일년여 만에 "나는 이제 DJ의 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최근 국정원 불법 도청사건 재판과정에서 나온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의 김씨 모친 등에 대한 도청 증언과 관련, "지난 2000년을 전후해 아무런 말없이 끊어버리는 전화가 많았고, 전화 통화 중에는 3자통화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밝혀 김 전 차장의 증언을 뒷받침했다. 김씨의 주장은 16일자 문화일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김씨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제 DJ를 아버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친아버지를 찾고싶지만 지난 36년간 고통받았던 방법은 싫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서 내 얘기는 안하고, 이모 얘기만 전했다"며 언론에 대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이모는 서울 모 사립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난해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동생(김씨의 모친)으로부터 딸이 DJ의 소생이며, 호적에 올려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들었다"고 전언한 바 있다.

    DJ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아왔다는 데 대해 김씨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DJ집에 가서 자신이 직접 돈을 받아왔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DJ가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연신 주장하면서도 "설령 아버지가 맞다고 해도 유부남과 관계를 가진 것은 어머니 잘못"이라며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정희 정권 당시 고위인사 한명의 이름을 꺼내 "이 사람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하며 "(그 인사가) 어머니에게 (자신을 DJ딸이라고 주장하라고) 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정식 종업원이었던 김씨의 어머니와 모 인사가 친분을 갖고 있었으며 "어머니와 함께 그 인사의 집에 자주 놀러다녔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해 4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0년 숨진 어머니로부터 생전에 자신은 DJ의 숨겨진 딸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으며, 당시까지 DJ측으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았다고 밝혀 큰 파장을 불러왔다.

    한편 인터뷰를 진행한 문화일보는 김씨의 근황에 대해 '외부와 완전히 단절한 채 홀로 지내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언론에 시달린 이후에는 전화와 인터넷도 끊고 신문이나 TV도 거의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