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탈북자들은 북한 인권 문제에 나서지 말라’는 발언을 한 선진화정책운동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서 목사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주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NGO전략회의’에서 햇볕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다 회의에 참가한 탈북자들과 설전을 벌였다.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탈북자 출신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와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강철환 대표, 박상학 사무국장은 서 목사의 말을 들은 후 ‘더 이상 이 자리에 있을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지난 11일 뉴데일리의 보도를 통해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우익진영과 탈북자 단체 관계자들은 각각 서 목사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11일 자유북한 방송 홈페이지에 ‘서경석 목사님께 이 편지를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김 대표는 이 글에서 “서 목사가 북한 민주화 운동의 대중성 확보를 위해 햇볕정책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이 말은 원칙을 배제하고 군중성 확보를 위해 남남갈등의 기본 요소인 친북좌익사상과 동침하자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친북좌익사상을 ‘비원칙’이라고 지적하며 “원칙이 무시된다고 해서 비원칙을 접목시키면 목표가 흐려지고 운동의 이유가 없어진다. 운동의 좋은 환경을 위해 비원칙과 타협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나는 운동 자체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정창인 "모든 북한 인권운동에서 손 떼라"

    한국군사평론가협회 정창인 부회장도 13일 독립신문에 칼럼을 올리고 서 목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서 목사는 더이상 자유진영에서 방해 책동을 벌이지 말라”며 “이번 망발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평소 북한인권에 대한 그의 깊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 목사가 평소 북한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데 의구심을 표시하며 “북한 인권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권운동 단체에 들어가 방해공작을 펴려는 것 아니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 목사는 모든 북한 인권운동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또 서 목사가 ‘북한 체제가 붕괴되지 않을까 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친북 좌파정권의 논리를 그대로 대변했다”고 비판했다. 

    서석구 "위장된 보수세력, 서경석"

    서석구 변호사도 같은 날 이 신문에 ‘서경석의 위선 규탄’이라는 칼럼에서 서 목사를 ‘위장된 보수세력’이라고 부르면서 빨리 정체를 드러내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과거 서 목사는 햇볕정책을 광적으로 지지하다 이 정책이 실패하자 늦게서야 이를 비판했다. 그래서 보수세력측으로부터 ‘강화된 보수 세력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위장된 보수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며 “인권피해자가 인권 문제에 나서지 말라는 그의 발언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인권 문제를 말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일침을 놨다. 그는 “위장된 보수세력 서 목사는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라”며 “위장된 보수세력이 꾸미는 무서운 정치공작 음모는 언젠가 밝혀져 하나님과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전문 인터넷신문 ‘데일리NK' 이주일 논설위원(탈북자 출신)도 13일 데일리NK 홈페이지에 ‘서경석 목사님, 제발 그러지 마시오’라는 칼럼을 올렸다. 이씨는 “서 목사의 발언은 그가 평소에 탈북자들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 북한인권운동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 속내를 내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NK 이주일논설위원 "탈북자들이 북한인권운동의 장식품이냐"

    그는 “그동안 서 목사에게 탈북자들은 ‘순수 혈통’인 한국인들이 주도하는 북한인권운동의 수단이나 장식품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며 “서 목사에 있어 북한인권운동은 특정 세력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치적 도구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북한인권운동은 탈북자들의 북한 경험과, 남한 운동가들의 양심적인 노력이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 대오를 흔드는 이적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서 목사는 탈북자들의 고언에 귀를 기울여라”고 요구했다. 

    서경석 운영 '업코리아' "보수언론이 서목사 집중 공격" 보도

    탈북자들과 보수진영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서 목사는 13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www.suhkyungsuk.pe.kr)에 ‘김성민씨에게 드립니다’라는 해명글을 올렸다.

    서 목사는 “내 발언의 표현에 문제가 있었다”고 사과하면서도 “내 발언의 의도는 ‘북한 인권문제에 한국 국민 대다수가 문제를 제기하는게 중요하다는 것’ 이었다. 탈북자들은 이를 위해 촉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한국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이들을 잘 설득하려고 애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운동을 성공시킬 수 없다”며 “나는 지난달 말에 열린 서울통곡기도회에서도 ‘탈북자들의 눈으로 북한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었다”고 밝혔다.

    한편, 서 목사가 대표를 맡고있는 인터넷신문 업코리아는 15일 톱 기사를 통해 ‘보수 언론이 서 목사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