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진보주의자들은 지하철에서 시민들과 직접 접촉하며 대중들을 감동시켰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했나. 내가 2002년에 대선운동을 할 때의 일이다. 학교 앞 지하철역 앞에 노사모로 보이는 사람 두 명은 노란 점퍼를 입고 늘 나와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사람들은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듯 했지만 그 노란 점퍼 입은 두 사람을 슬쩍 쳐다보고 지나갔다. 노란 점퍼 입은 두 사람은 연신 사람들에게 절을 하며 ‘노무현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외쳤다. 지하철 역 앞에는 노무현 후보 로고송을 틀어놓은 트럭이 대기해 있었다.

    그런데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하철 역 근처의 대로변에 한나라당 트럭이 세워져 있었다. 가까이 가서 그 트럭 안을 들여다 봤더니 운전자가 쿨쿨 잠들어 있었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나는 이런 일이 2007 대선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진보는 지금도 지하철을 뛰어 다닌다. 그러나 보수사회에서는 ‘룸살롱 보수’, ‘해외골프 보수’들을 지탄하는 목청이 높다.

    2002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선 캠프에서는 ‘일류대-일류고 출신들을 위해 우리가 왜 노력해야 하느냐’라는 식의 이야기가 많이 돌았다. 2007 대선에서는 ‘룸살롱 보수-해외 골프 보수들을 위해 왜 우리가 노력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와중에 한국 보수운동 진영은 수렁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가만 보면 ‘인사청탁한 사람이 패가망신’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운동 하는 이들이 패가망신’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될 정도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 룸살롱 보수-해외 골프 보수들을 위해 노력할 필요없으니 보수운동을 그만 둬야 할까. 아니다. 룸살롱 보수니 해외골프 보수니 하는 사람들은 신경쓰지 말고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가야 할 것이다.

    못 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산을 지키는 것은 못 생긴 나무다. 잘 생긴 나무들은 벌목꾼이 베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다. 우리 보수사회를 지키는 젊은이들은 어떻게 보면 엘리트라기보다 일반 청년들이다. 이제는 우리 보수진영의 발전을 위해 20대 젊은이 관리대책을 조언하려고 한다.

    ① 다양한 사고를 인정해야 한다

    ② 보수사회의 악성 이미지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

    - 보수사회가 변했다면 그 사실을 언론을 통해 공표하고
    입에서 입으로 알려야 한다.

    ③ 보수운동을 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끌어 들여야 한다

    - 한국 보수단체들은 출세지향적인 젊은이들을 끌어다 교육을 시키고
    기업 입사 가산점을 주는 등의 보상을 한다. 그런데 이런 젊은이들은
    애초에 출세지향적인 젊은이들이기 때문에 체제에 쉽게 적응한다.

    - 한마디로 보수운동에 별로 관심없는 젊은이들을 데려다 교육시키고
    비용을 투자하는 일은 의미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출세지향적인
    젊은이들은 교육 안해도 자본주의에 우호적이다.

    ④ 다양한 재능이 있는 젊은이들을 끌어 들여야 한다

    - 영화를 잘 만드는 젊은이, 연극을 잘 만드는 젊은이, 정치 마케팅
    에 관심있는 젊은이, 글을 잘 쓰는 젊은이 등 기존의 엘리트와는
    다른 개념의 재능있는 젊은이들을 끌어 들여야 한다.

    ⑤ 특히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의 생업과 보수운동을 합치시켜야 한다

    - 가령 진보좌파 시민단체의 젊은이들은 생업과 운동이 합치가 되어 있다. 그러나 보수 젊은이들은 생업과 운동이 불합치 된다.

    - 쉽게 말하면 보수 언론 매체에 열심히 글을 쓰는 행위는 보수 언론 매체에 취업하지 않는 이상은 큰 의미가 없다. 그래서 많은 보수 젊은이들이 보수운동을 기피한다. 보수운동 때문에 다른 젊은이들과의 경쟁에서 혼자만 낙오하는 결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⑥ 현실적이며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념을 심어라

    - 기존 뉴라이트의 이념은 한국의 기존 진보세력은 수구좌파고 기존 보수는 수구 우파인데 뉴라이트 이념은 빈민도 구하고 인권도 중요 하게 생각하므로 참 진보이고, 역시 참 보수도 된다는 논리다.

    - 이런 식의 발상은 나만 옳다는 식의 논리다. 왼손은 왼손이고 오른 손은 오른손이듯 진보는 진보이고 보수는 보수이다. 보수는 엄연히 존재하는 진보 역할까지 대신할 궁리하지 말고 좋은 보수사회 건설 을 위해 노력하면 된다.

    - 그리고 보수 젊은이들에게 막연한 자유주의 시장경제 논리나 이미 식상한 북한 인권 논리보다 가족 보호나 삶의 질 개선같은 참신한 이념을 주어야 한다. 국민 행복을 위해 도전하는 보수 젊은이들이 늘어나야 보수 젊은이 사회의 저변이 넓어지고 보수진영이 발전할 수 있다.

    잃어버린 2%를 찾아라

    반 한나라 세력을 전체 유권자 수의 35%라고 가정하고 한나라 세력을 32% 정도 된다고 가정하자. 내가 분석할 때 반 한나라 세력 유권자들 가운데 2%를 한나라 세력으로 편입시키면 우리는 2007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바로 이 2%가 열린우리당에 쓸려 들어 간 20대 보수이다. 우리는 이 20대 보수인들을 열린우리당에서 끌어 내야 한다. 이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면 다시금 이들은 열린우리당을 선택할 것이며 우리는 다음 대선에서 또 패배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2%를 끌어 낼 정도로 보수사회가 발전하면 우리는 더 큰 표 차이로 반 한나라 세력을 누르고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보수진영은 젊은이들에게 ‘한나라당 안 찍으면 용돈 끊는다’라는 식으로 협박하지 말고 제발 좀 변해라.

    공룡은 왜 멸종될 수 밖에 없었다.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멸종되었다. 한나라당과 보수사회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멸종의 길로 가고 있다. ‘룸살롱 보수’ 아닌 선량한 보수들은 제발 좀 깨어라. 깨어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