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진 자 혐오증’ 환자들을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동의는 할 수 없다. 특히 가진 자 혐오증 환자들의 편견은 반드시 이야기하고 넘어갈 문제다. 편견이란 쉽게 말하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고방식’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특정 대상에 대한 적대적 사고이며 그 사고에 대한 논리적 반론에도 쉽게 바뀌지 않는 신념이다.

    당장 나와 전화통화한 분은 많은 편견을 갖고 있음이 드러난다. 먼저 교육공무원들이 사학과 결탁해 감사결과를 조작했을 것이라고 믿는 부분을 생각해보자. 이 분은 단지 교육공무원 몇 사람만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믿었다.

    ‘가진 자 혐오증’ 환자의 편견

    그리고 이 분은 단순히 ‘한국 사학이 대부분 썩었다’고만 주장한다. 한국 사학에 불신이 팽배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으로 얼마나 썩었는지는 제대로 감사를 해봐야 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개방형 감사제라는 대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더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자. 재야 보수사회에는 ‘민주노동당은 빨갱이당’이라는 편견이 있다. 이는 명백한 편견이다. 민주노동당 안에 김정일의 적화통일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나 민주노동당 자체를 ‘빨갱이당’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 당원들을 ‘빨갱이’라고 지칭할 수도 없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이 자본주의 정책을 편다고 해서 ‘강남당’이 아니듯 민주노동당이 북한 포용적인 정책을 편다고 해서 ‘빨갱이당’이라고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원래 진보정당은 어떻게든 전쟁을 피하려고 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급적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보수신문들이 노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경제 비관적인 보도로 경제를 어렵게 한다는 편견이다. 물론 이는 아주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언론이 대중들에게 영향을 주기는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낭중지추(囊中之錐)란 말이 있다. 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결국 인정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상식적으로 언론이 아무리 비난을 해도 노 대통령과 여당이 잘하면 언론의 비난은 힘을 잃는다. 힘은 잃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그 언론이 웃음거리로 전락한다. 정리하면 언론 때문에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졌으며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는 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할 것이다. 가뜩이나 보수사회에서는 보수신문 못지 않은 매체력이 있는 공영방송이나 인터넷이 친여적이라고 비난해대는 마당이다.

    나와 전화 통화한 분은 ‘한국 부자는 전쟁나면 도망간다’는 발언을 하며 한국의 가진 자들을 비웃었다. 통상적으로 강남 아파트 소유자 정도 되면 부자의 축에 든다고 생각해보자.

    지금 당장 전쟁이 터졌다. 그럼 어디로 도망가야 하나.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탈 것인가. 아니면 부산까지 걸어가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도망갈 것인가? 전쟁이 났는데 부산까지 어떻게 차를 타고 가나. 걸어가도 살아남을지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알뜰살뜰 힘들게 모은 부동산과 같은 재산을 놔두고 어디로 도망간단 말인가.

    한국 부자는 전쟁나면 도망간다?

    물론 전쟁 위협이 고조되는 단계에서 도망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다. 6.25 전쟁 때에도 북한군이 밀려온다는 소문을 듣고 많은 이들이 피난을 떠났다. 오히려 가진 자들은 전쟁나면 제일 먼저 죽을 텐데 도망가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겠는가.

    전쟁이 터져서 무질서 상태가 되면 평소에 강남에 대해 앙심품고 있던 이들에게는 얼마나 적기이겠는가. 평소에 거들먹거리고 잘난 척 하던 강남 부자들을 죽창으로 닭꼬치 꿰듯 푹푹 쑤셔 줄 수 있는 시점이 아닌가. 못 가진 남자들을 지나가는 개만도 못하게 취급하던 강남 여자들이 그동안 얼마나 아니꼬왔나. 전쟁이 터지고 무질서가 만연하면 그 때를 틈타 ‘발바리’처럼 겁탈해 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왜곡보도와 비관보도를 일삼으며 나라 경제를 파탄내고 독재자의 앞잡이 노릇이나 했던 보수 신문사 건물들에 몽땅 불을 확 질러 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국민의 등골을 빼먹고 미 제국주의자의 앞잡이 노릇이나 하던 재벌들이나 그들의 가솔들은 당연히 길거리로 끌어 내어 밟아 죽여야 하지 않겠는가.

    이러니 어찌 전쟁 위기가 닥치면 가진 자들이 도망치려 들지 않겠는가. 가만 있으면 죽을게 뻔하기 때문이다. 나는 가진 자들 못지않게 못 가진 자들도 많이 도망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최전방에 나가 있는 서민이나 소외계층 출신 군인들도 총을 버리고 도망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의 많은 젊은이들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나. 친일파의 자손들이 떵떵 거리며 잘 사는 나라, 가진 자들만 잘 먹고 잘 사는 나라, 자주성없는 미국의 식민지, 소수 재벌의 이익을 위해 전 국민이 희생하는 재벌의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쓰레기 같은 나라’와 ‘죽창으로 찔러 죽여도 시원치 않을 강남부자들’을 위해 내가 왜 하나 뿐인 목숨을 버려야 히는가. 차라리 ‘민족공조’를 해서 미 제국주의자들과 미 제국주의자들의 발에 빌붙어 민족의 등골을 빼먹는 강남 부자들을 쏴 죽여야 할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할 것이다.

    최전방의 젊은이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 수 있으니 우리 국민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여기서 우리는 월남의 패망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부패와 혼란, 무능 속에서 미제 무기로 중무장한 월남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무너져 갔다. 월남군이 맥없이 무너졌으니 월남이 무너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노 대통령 지지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얻은 교훈

    내가 방송 중에 전화 통화한 노 대통령 지지자의 주장 가운데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많았지만 전화 통화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보수사회가 하루 빨리 튼튼해 져야 하며, 그렇게 되어야 보수사회의 일부 문제점을 약점잡아 권력의 확장을 노리는 진보세력과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절실히 느낀 것은 우리 보수시민들의 열성적인 일반 국민들과의 대화노력이다. 현재 친 한나라세력은 전체 대선 선거인단의 30%를 약간 넘는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반 한나라세력은 전체 대선 선거인단의 35% 가까운 숫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우리 친 한나라세력은 반 한나라 세력이나 일반 국민들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덩치를 키워 나가야 할 때다. 적어도 친 한나라세력이 35%의 지지를 받아야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우리 보수세력은 이제 나서야 할 때다. 지금처럼 나서야 할 때 제대로 나서지 못하면 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전쟁나면 제일 먼저 도망 갈 사람들’이란 비웃음을 들을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지갑과 손발로 보수사회를 위해 나서야 한다.

    어려움에 허덕이는 보수 매체들을 위해 지갑과 손발로 나서야 한다. 주변의 사람들을 설득하고 달래야 한다. 지금은 보수와 반 보수진영의 ‘전쟁 중’이고 우리는 군인들이다. 이제는 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