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배우 문근영 양이 ‘21세기 우수인재’로 선정되어 노무현 대통령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했다는 기사 내용이 실렸다. 14일자 언론보도에 따르면 문근영 양도 포함된 ‘21세기 우수인재’는 시-도 교육청과 각 대학의 추천을 받아 학업성취도, 특기, 창의성, 봉사정신, 신체장애 극복 등의 측면에서 미래 우수인재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학생들을 선발했다고 한다.

    21세기 우수인재는 문근영 양(이하 문씨)외에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에 입단한 한기주 선수와 얼짱 복서 최신희 씨 등 80여명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문근영 21세기 우수인재’ 선정의 이면

    기성세대들의 고정관념으로는 어째서 문씨와 같은 연예인이 21세기 우수인재로 선정되었는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오늘날 연예산업이 얼마나 기세를 올리고 있나. 전세계로 한류의 힘이 뻗어나가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연예인이라고 해서 우수인재가 되지 말란 법은 없는 것이다. 이는 운동선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는 문씨를 굳이 ‘21세기 우수인재’로 선정한 의도를 생각해 보려 한다. 사실 연예인을 21세기 우수인재로 선정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연예인을 21세기 우수인재로 선정하면 이런 저런 말이 나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특히 엄청난 육체적 노력이 필요한 운동선수와는 달리 연예인의 경우 대중들 입장에서는 편안하게 놀면서 돈과 명예, 심지어 연예권력까지 누린다는 대중들의 편견어린 시선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문씨 기사를 다룬 기사의 댓글에는 문씨의 연기력이나 외모를 깎아내리는 것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이런 반발을 짐작하고서도 굳이 문씨를 21세기 우수인재로 선발한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대중들에게 널리 21세기 우수인재 선발사실을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정치적 이유도 있다. 그것은 바로 문씨의 가정사가 현 정권의 그것과 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문근영, 열린우리당 정략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문씨는 호남 광주에 연고가 있다. 호남 광주와 현 정권은 뗄 수 없는 관계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더군다나 주의깊게 볼 부분은 또 있다.

    문씨 외에 21세기 우수인재로 선정된 대표적 인물로 기아 타이거즈의 한기주 선수가 호명되었는데 기아 타이거즈는 어디가 연고지인가? 아마 호남 광주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한마디로 호남 광주와 연관이 있는 이들이 대표적인 ‘21세기 우수인재’로 거명된 것이다. 기사에서 문씨와 한 선수, 얼짱복서 최씨를 거명한 것은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이는 곧 무엇을 의미하나. 적지 않게 호남 광주를, 결국 호남을 배려했음이 드러난다. 이는 당연히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나름대로 꾀를 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호남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21세기 우수인재로 거명된 대표적 인물 가운데 적어도 2명이 호남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인물들이니 얼마나 흐뭇하겠는가. 그리고 유명스타 문씨에게 상을 수여함으로써, 청와대가 관여했던 관여하지 않았건 청와대 측은 엄청난 홍보효과를 얻었다. 한마디로 전략을 아주 잘 짠 셈이다.

    나는 이 기사를 보면서 문씨가 2007년 대선에도 ‘활용’될 것임을 예측했다. 연예산업과 연예인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 문씨만큼 좋은 인물이 있던가. 만일 문씨가 텔레비전 찬조연설에 나가 열린우리당 후보를 지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20대 몰표는 당연한 결과이며 결국 기성세대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다.

    대선을 앞둔 보수진영을 걱정한다

    오늘날 현대 선거에서 연예인과 같은 ‘도구’를 적절히 이용해 선거 승리를 낚는 것은 정치 마케팅에서 기본 가운데 기본이다. 그러고 보면 여당은 하나 하나 차분하게 2007년 대선을 준비해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한마디로 쿨쿨 잠들어 있는 토끼 뒤를 거북이가 엉금엉금 기어가는 형국이다.

    한나라 보수 토끼는 세상에 반노정서가 가득 찼으니 내가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믿고 거북이를 비웃으며 쿨쿨 잠에 빠져 있고, 중도-진보 거북이는 그 쿨쿨 잠든 토끼를 뒤로 하고 부지런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문씨가 두렵다. 정치 현실을 냉정히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왜 내가 문씨가 두렵다고 하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결국 칼보다는 펜이 강하다. 마찬가지로 치밀한 정치 공학과 대중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연예 파워가 서로 결합했을 때 생기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