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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간판급 아나운서인 손석희씨가 MBC를 떠나 강단에 서겠다는 뜻밖의 소식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1일 손 아나운서의 정치영입설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능력 있고 잘 알려진 사람은 모두 정치를 해야 하느냐. 원래 정치는 덜 빼어난 이류들이 하는 일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를 보나 빼어난 일류들은 과학기술·교육·문화·예술·사법 등 각 방면에서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문명사회를 이끌고 있다”며 “한국 정치가 늘 불신을 면치 못하는 것은 그 속에 일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삼류와 사류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어제 오늘 우리의 ‘예의 없는 정치권’은 자기 수준에 맞는 상상력과 억측을 발동하기 시작했다”며 “그간 우리 정치권은 선거라는 권력투쟁의 장에 일회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각 방면의 전문가들을 희생시켜 왔느냐”고 개탄했다.
그는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만든다며 저 육중한 바위를 울산에서 올라오게 만든 것은 조물주의 사려 깊지 못한 처사였다”며 “금강산 일만이천봉 속에 포함되었으면 아무도 찾지 않는 무명의 봉우리로 전락했을 저 바위가 그나마 설악산 근처에 머물게 돼 약간이라도 빛을 발하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지적, 손 아나운서가 있을 곳은 정가가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한 “민노당도 손 아나운서에게 민노당 후보로 수도권 한 지역에서 출마할 것을 강권한 적 있다”고 실토한 뒤 “2000년 1월말 창당한 민노당이 창당 석 달도 안 된 상태에서 제16대 총선을 치러야 했던 어려운 처지에서 그는 우리의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이기도 했다”며 “4년 후 다소 성숙해진 민노당은 제17대 총선 출마제의를 하지 않았다. 방송인으로 남겠다며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한 그에 대한 예의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