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건(Goh Kun) 전 국무총리의 대선 슬로건은 '미래'와 'Great Korea'?

    최근 잇따라 창립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선언하고 나선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단체들의 명칭에 공통적으로 '미래'와 'Great Korea'가 들어 있어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두 키워드가 고 전 총리의 '미래'전략과 그의 영문 이니셜(GK)에서 따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

    23일 창립발기인 총회를 갖고 출발을 알린 연구모임 '미래와 경제'는 영문표기로 'Great Korea Forum'을 선택했다.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창립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모임은 사회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고 전 총리의 '자문그룹'으로 평가된다. 국정이념 분과, 경제분과 등으로 세분화된 이 모임의 조직도를 살펴보면 '섀도우 캐비넷'을 구성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확대 해석도 가능하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창립대회를 가진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은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외곽세력임을 자처하고 있다. 이 단체는 영문표기로 'The Great Korea Society'를 사용한다. 한미준은 '미래와 경제'에 비해 더욱 적극적인 정치세력화를 표방하고 나섰다. 이 단체 이용휘 조직위원장은 "신당창당준비와 함께 오는 5월 지방선거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두 단체의 영문 약자도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미래와 경제'의 'G.K.F'는 'Goh Kun Fanclub', 한미준의 'G.K.S'는 'Goh Kun Supporters'가 아니냐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두 단체 모두 고 전 총리의 대권행보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미래와 경제' 이 창준위원장은 "'Great Korea'는 위대한 한국의 미래에 대한 큰 틀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의미"라며 "고 전 총리 개인에 포커스를 맞춘 것은 아니다"고 '우연'임을 강조했다. 한미준 이 조직위원장 역시 창립과정에서 고 전 총리측과 사전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한미준의 활동이 고 전 총리의 생각은 전혀 아니며, 일단 한미준 자체판단으로 하는게 옳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이 두 단체의 연관성도 모호하다. 한미준의 신당창당 발표에 고 전 총리가 한 인터넷매체를 통해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고 전 총리의 지지그룹인 우민회에서도 "한미준이나 한미준의 창당설과 전혀 관련된 사실이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히고, 회원들에게 "(한미준 활동에) 연루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미래와 경제' 핵심관계자 역시 "한미준과 영문명칭이 유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혀 관련이 없으며 일체 교류도 없었다"며 "그 쪽(한미준)은 정치활동에 나서기 위해 조직된 단체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미준 창립대회에서도 고 전 총리나 그에 대한 지지가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다.

    한편 고 전 총리는 '미래와 경제' 창립발기인 총회에 발기인 자격으로 참석해 "연구모임을 자신의 공부방으로 삼아 희망한국을 설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앞서 열린 한미준의 창립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