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당의 상징색깔인 노란색의 존폐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오히려 더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분당 이전 ‘새천년민주당’의 상징이었던 ‘노란색’을 열린당이 가져가 “배신과 분열의 상징으로 전락시켜버렸다”는 것이다.

    유종필 대변인은 20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노란색은 따뜻함과 안전, 안정감의 상징”이라며 “(열린당이) 좋은 색을 가져다가 배신과 패배, 불안과 분열의 상징으로 전락시켜 버렸다”고 개탄했다.

    유 대변인은 “정치적으로는 1980년대 중반 필리핀의 민주화 시위 때 코라손 아키노가 노란색 점퍼를 입고 등장한 이후 민주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며 “김대중·김영삼 민추협 공동의장이 이를 원용해 노란색 조끼를 착용, 길거리 시위를 주도함으로써 한국에서 최초로 정치에 상징색 개념이 도입됐다”고 ‘노란색’에 얽힌 정치사로 운을 뗐다.

    유 대변인은 “1987년 김대중의 평민당이 노란색을 공식 상징색으로 채택, 대대적으로 사용해 한국에서는 어떤 색깔보다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며 “1988년 13대 총선에서 평민당이 예상을 깨고 여소야대의 제1야당으로 부상해 정국을 주도함으로써 노란색은 최전성기를 구가했으며 ‘황색돌풍’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뒤 2002년 대선 국면에서 노사모를 중심으로 정치무대에 재등장한 노란색은 다시 한 번 승리의 색깔로 인식됐지만 2003년 9월 민주당의 분당과 함께 분쟁의 상징색이 되고 말았다”며 “본가인 민주당의 ‘소유권’ 주장을 무시한 열린당의 대대적 착용이 맞부딪쳤고 결과는 열린당의 완승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17대 총선 후 민주당은 고심 끝에 노란색을 버리고 현재의 청록색을 당의 상징색으로 바꿨다. 이때 우리는 참담한 정치현실 앞에 이를 악물고 눈물을 삼켰다”며 “한동안 우리는 노란색만 봐도 진저리를 칠 정도로 노란색 기피증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그로부터 2년이 채 못 된 지금 민주당으로부터 노란색을 빼앗아 간, 노란색의 새 주인인 열린당 스스로 노란색을 보면 진저리를 친다는 말이 나오는 현실 앞에서 노란색의 원주주인 민주당으로서는 마음이 착잡하고 심란하고 만감이 교차한다”며 “과거 환희와 승리, 안정과 단결의 상징이던 노란색이 배신과 패배, 불안과 분열의 상징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