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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당 대표까지 끌어넣어 비난하는 구태정치는 ‘방어기제(防禦機制)의 투사(投射)’다. 부끄럽게 생각하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9일 열린우리당 의장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는 정동영·김근태 전 장관이 앞 다퉈 자신에게 독설을 퍼붓는 데 대해 자신들이 어려운 상황에 몰리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남의 탓을 하는 ‘방어기제의 투사’라고 진단하며 반격에 나섰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남의 당 의장 선거에 ‘콩 놔라 팥 놔라’ 간섭할 일은 아니지만 그쪽 후보들이 상대방을 극렬하게 비난하면서 남의 당 대표까지 끌어들여 본의 아니게 개입하게 됐다. 한마디 안할 수가 없다”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두 후보 간에 서로 누가 당을 망쳤느냐는 책임을 놓고 극렬한 비난을 하는 와중에 남의 당 대표까지 끌어넣어 비난하고 있다”며 “국민을 위해 당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비방해 표를 얻겠다는 구태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런 작태가 열린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꺾고 당을 망치는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박 대표는 자신에 대해 색깔론을 들먹이며 “그 아버지의 그 딸”이라고 비난한 김근태 의원을 겨냥, “나를 향해 모 후보는 색깔론 이념과 관련한 편향성이 있다면서 비난했는데 그렇다면 그 후보가 당의장이 되면 간첩 출신 인사 전부를 민주화 인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전교조가 사회주의 이념 교육을 노골적으로 해도 다 용인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자신에 대해 “마키아벨리적 인물”이라며 독설을 퍼부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에 대해 “"‘노인들은 선거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이 마키아벨리식 정치 아니냐”며 지난 4·15총선 당시 파문을 일으킨 정 전 장관의 ‘노인폄하 발언’을 이용해 역공을 폈다. 그는 “한나라당 장외투쟁을 비난하는데 그렇다면 열린당이 사학법을 날치기 통과시킨 행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먼저 이야기하라”며 “자신이 당의장이 되면 날치기를 공식화 하겠다는 말이냐”고 쏘아붙였다.
두 사람의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한 박 대표는 “사자성어 유행 흐름에 따라 한마디 하겠다”며 “이런 식으로 남을 비판하는 행태야 말로 ‘방어기제의 투사’”라고 일갈했다. 두 사람이 어려운 처지에 몰리자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대해 열린당이 한번 조사해 보라”며 “한나라당은 후보 간에 극렬하게 상호비방하고 남의 당 대표까지 끌어넣는 일은 없었다. 부끄럽게 생각해라”고 ‘훈계’했다.
이계진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정 전 장관이 경선을 하면서 야당 대표에게 막말을 하고 있는데 실망스럽다”며 “당의장 정도 되려면 최소한 기본적인 품위는 지녀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대변인은 “정 후보가 당의장에 당선되면 야당과의 모든 대화를 단절할 것 같다”며 “야당 대변인보다 더 험악한 말을 쏟아내는 여당 대표라면 문제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 전 장관은 야당 대표에 대해 북한 지도자에게 갖췄던 정도의 예의라도 갖춰야 한다”며 “인신공격으로 권력을 잡겠다는 것이면 실망이다. 오늘부터라도 자제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동영씨가 김 의원에게 급격하게 추격당하는 위기에 처하자 자신이 당의장이 되면 대화와 타협의 파트너가 될 야당 대표를 직접 원색 비난하고 나섰다”며 “이것은 준비된 비전이 없고 제시할 정책이 없는 정씨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런 분이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면서 한때는 국민 앞에 계약서까지 함께 작성했던 야당 대표를 향해 그토록 무지막지한 막말을 쏟아낸다는 것은 자질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며 “말로는 개혁을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패거리 정치, 줄세우기 정치의 계승자”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씨는 야당대표에 대한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으로 재미 볼 생각을 버려라”며 “콘텐츠가 없거든 잘하는 연기력이라도 발휘해서 표 얻을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