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단순히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자고 달달 외우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실패와 성공을 분명히 알고 그것을 자양분 삼아 미래를 준비하자고 공부하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 월남패망사를 읽으며 지금 우리 사회를 생각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필자의 눈에는 눈 앞에 밀려오는 거대한 좌경화의 파도가 보인다. 물밀 듯 밀려오는 기층민중의 분노가 보인다. 그들이 들고 있는 촛불들이 거대한 횃불의 물결로 바뀌는 모습이 보인다.

    한국 보수, 월남 패망을 잊었나

    여기서 필자가 이야기하는 좌경화란 공산화라는 개념은 아니다. 좌경화는 이름 그대로 진보사회로 우리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최근 참여정부의 개각을 보면 중도 진보성향의 인사들이 전면에 포진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필자를 더욱 우려하게 하는 것은 점점 심해지는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와 실업과 같은 문제들이다.

    많은 보수인들은 이런 우려되는 현실을 보고서도 안심하고 있다. 오히려 경제가 어려워 정권이 손쉽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얼마나 위험한 인식인가. 필자는 이런 보수인들을 보며 월남 패망을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월남 국민들을 생각하고 있다. 결국 그 국민들의 말로가 어떻게 되었나. 대체로 베트콩과 월맹군에 잡혀 죽거나 보트피플로 전락했다.

    지금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 사회가 그야말로 중도진보사회가 되어 버리면 우리들은 더욱 빈곤해 질 것이다. 더욱 무서운 것은 한번 중도 진보사회 문화가 굳어지면 쉽게 그 사고방식의 틀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것이란 사실이다. 이는 영원히 우리가 좌파사회에서 살게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월남 패망의 배경

    이대용 전 월남공사가 쓴 글을 읽으면 월남 패망의 과정과 지금의 한국 사회가 유사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대용 월남 공사의 월남 패망사를 소개하며 우리 한국 사회가 무슨 적화통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필자가 원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중도 진보사회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국 보수인들에게 경고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보수인들의 모습은 밀려오는 위기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월남 국민들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다.

    월남 패망사의 과정을 돌이켜보자. 월남의 고 딘 디엠 정권이 쿠데타로 쓰러지면서 월남은 수차례 쿠데타가 벌어지며 혼란했었다. 이 와중에 월남은 엄청난 부패와 혼란에 시달렸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이어지던 월맹과의 전투에 지친 미국은 68년부터 월맹과의 휴전협상에 돌입했다.

    이 전 공사의 글을 인용하면 67년 월남 대통령 선거에서는 무려 11명의 후보자가 난립해 이전투구 양상을 보였다 한다. 그리고 월남의 국론이 갈라졌는데 여당은 강한 반공정책을 유지하자는 입장을 보였고 야당은 월맹을 포용해야 한다는 식의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여론의 압력 속에서 결국 월남이 참여한 미국-월맹-베트콩-월남 4자회담이 열렸고 73년 1월 27일 미 국무장관 키신저와 월맹 대표 레둑토의 조인아래 미-월맹 휴전협정이 조인되었다.

    키신저와 세계인들은 당시의 세계적 평화무드와 휴전협정서 자체에서 다양한 조건을 통해 전쟁억제력을 완벽히 갖춰놓았기 때문에 월남이 공산화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결국 키신저와 레둑토가 합의한 문서는 휴지조각으로 전락하고 월남은 월맹의 손아귀로 들어가게 된다.

    월남 패망의 과정

    월맹은 순간의 어려움을 회피하고자 미국과 휴전했을 뿐이지 월남을 적화통일할 의도를 버린 것은 아니었다. 한편 월남은 휴전 이후 완전히 긴장을 풀었다. 그러나 월남 내의 월맹 간첩들은 쉬지 않고 활동을 강화했다.

    이런 와중에 극심한 부정부패와 쿠데타로 인한 혼란의 와중에서 월남 정보기관은 모양새만 갖추고 있는 상황이었다. 국가안보의 눈 역할을 하는 정보기관이 무력화된 상황이었으니 월남의 안보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이었는지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아랑곳없이 월남국민들은 긴장을 잊었다. 그 누구도 극도의 빈곤에 찌들어 사는 월맹이 남침하리라고 믿지 않았다. 그리고 75년 9월 월남 대통령 선거가 있었기 때문에 월남 사회는 흥청망청 들떠 있었다. 고질적인 사회악인 부패와 마약, 매춘, 도박이 월남 전역을 휩쓸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부유층의 부패였다. 가진 자들의 자식들은 돈을 내고 병역을 회피했다. 이런 상황에서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다. 사정이 이러니 기층민중들이 가진 자를 증오하고 세상 다 뒤집어지는 것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월남 사회가 부패와 혼란에 빠지고 사회에 기강이 없어지자 월남 군인들은 '내가 누구를 위해 싸워야 하느냐'는 식의 허탈감에 젖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월남 전역을 둘러 싼 평화무드는 왜 월맹을 적으로 봐야 하느냐는 식의 인식을 군인들의 마음 속에 굳게 심어놓았다. 결국 미국의 첨단무기들을 받아 세계적 군사력을 자랑하던 월남군은 이렇게 쉽게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한편 월남 시민사회에서는 '개혁'과 '정의'를 외치며 반미좌파들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월남 대중들에게 감상적인 평화 제일주의 의식을 깊게 심었다. 이로 인해 월남 사회는 빠른 속도로 진보 좌경화 되어갔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월맹은 월남 공산화의 적기가 왔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일제히 월남을 공격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월맹의 공격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도 평화와 관료주의,부패에 젖어 미국만 믿고 있던 월남 정보기관은 월맹의 공격 움직임을 전혀 알지 못했다. 결국 월남군은 월맹군에게 연전연패한 후 자멸해 버리고 월남은 월맹의 손아귀로 들어가고 만다.

    월남의 애국자들과 월남 국민들의 비참한 몰락

    월남이 월맹의 손에 넘어가기 직전에 월남의 가진 자들과 많은 국민들이 해외로 도피했다. 그러나 끝까지 남아서 월남을 지킨 이들이 있었다. 이런 이들을 보면 새삼 6.25 전쟁 때 낙동강 전투 등과 같은 수많은 전투에서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전사한 분들을 생각하게 된다.

    사이공이 포위되었을 때 월남 제 5사단장 레웬비 장군은 이미 망한 월남과 운명을 같이 하고자 남은 병력을 총동원해 사이공을 공격하지만 결국 패배하게 된다. 그 후 월남군 레웬비 장군, 만푸 소장, 반토 소장, 웬꼬아 남 준장, 장 웬 반하이 준장 등은 모두 권총 자살로 비참한 생을 마치게 된다.

    사이공 함락 후 월남 군인-경찰들은 모조리 무장해제되고 수용소에 보내졌다. 월남의 지도층 인사들도 모두 수용소에 강제 구금되었다. 심지어 월남 반 체제-반 정부 운동을 벌이던 학생-교수-종교인들도 모두 제거되었다.

    한편 월남 국민들은 소형선박을 이용해 목숨을 걸고 탈출했다. 100만명도 넘는 숫자의 월남 국민들이 배를 타고 탈출했는데 그 중 바다에 빠져죽거나 해적에게 살해당한 국민들이 10만명이 넘었고 나머지 국민들만이 살아남아 해외에 정착했다. 아마 우리 국내에도 월남인들이 정착해 사는 경우가 있을지 모른다.

    이대용 공사는 이렇게 월남 패망사를 정리하고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강대국과 맺은 방위조약이나 공산주의자들과의 협정은 절대 신뢰해서는 안된다고 믿게 되었다.’

    아마 이 글을 읽은 독자들 가운데는 흔해 빠진 고리타분한 소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글을 읽은 보수성향의 독자들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 글의 의미를 곰곰이 되새겨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한국 사회의 좌경화와 월남 패망의 교훈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과 5년 전 사회의 모습은 얼마나 다른가. 필자가 생각할 때는 우리는 5년 전보다 상당히 진보적으로 변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필자는 당연히 우리의 5년 후는 이대로 가면 지금보다 상당히 진보화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곧 무엇을 말하나. 앞으로 5년 후의 한국 사회가 사실상 중도좌파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반드시 이것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 보수사회의 모습을 돌아보면 마치 월맹의 공격을 받기 직전 월남 사회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가. 월남 국민들이 절대 월맹에 의해 공격받을 리 없다고 단정한 것처럼 우리 보수시민들도 설마 우리 사회가 좌경화될 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사학법 문제는 우리 사회의 좌경화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중도 좌파사회가 되어도 자신들을 별 탈 없을 것이라고 한국의 가진 자들은 속으로 생각할 지 모른다. 물론 그들은 그럴지 모른다. 그러나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의 중산층들이다. 중도 좌파 사회 최대의 피해자는 결국 빈곤층과 중산층이 될 것이다.

    이제는 나서야 한다. 이제는 나서서 세상 다 뒤집어야 한다. 중도 좌파들이 기승을 부리는 원인을 제공하는 기존의 보수사회도 뒤집고 지금 점점 공격의 고삐를 강화하고 있는 진보진영과도 맞서 싸워야 한다. 이제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 독자들과 필자와 같은 이들이 일어나야 할 때이다.

    이제 우리가 좌경화를 위해 움직이는 진보인들과 악성 보수인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 좌경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온라인-오프라인 보수매체에 기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의 좌경화 움직임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사학법 집회와 같은 행사에 스스로 가서 참여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우리 사회는 진보 좌경화된다. 가진 자에 대한 혐오감에 젖고 자신이 잃을 것이 없다고 좌경화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은 그들 스스로가 현재 갖고 있는 한국 보수사회를 비난할 자유마저 사회의 좌경화 이후에 빼앗기게 될 것이다.

    이제는 나서야 한다. 이제는 그 누구도 우리의 자유와 재산을 지켜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나서서 지금의 좌경화 파도를 막아야 한다. 많은 이들이 나서서 손과 손을 맞잡고 밀려오는 파도에 맞서야 한다. 그 파도의 크기에 비해 우리들은 너무도 작지만 그래도 최후의 한 순간까지 힘을 모아 싸워야 한다.

    국민들이여! 일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