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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표와 나는 협력적인 한 팀이다" "정치도의상 여당은 야당이 등원할 명분을 만들려면 (사학법)재개정에도 어느 정도 호응해야 한다. 이제 여당이 응답해야 할 차례다"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은 9일 이같이 말하며 한달이 넘도록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지원사격을 보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끊임없이 박 대표에게 등원을 촉구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박 대표도 이 시장의 지원사격으로 한결 기분이 가벼워졌다는 후문. 박 대표와 함께 당내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자인 이 시장의 사학법 지원사격은 정부·여당과 고군분투 하고 있는 박 대표에게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12일 선출되는 차기 원내대표의 향후 전략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비록 이 시장이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이 같이 답하긴 했지만 그동안 언급을 피해온 것을 감안할 때 이날 발언은 박 대표와 한나라당에겐 장외투쟁 입장을 견지해 나가는 데 상당부분 플러스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시장이 사학법 논란에 대해 이 같은 스탠스를 계속 유지해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미 여야 간 사학법 공방을 "쓸데없는 이념논쟁"이라고 비판한 바 있는 이 시장은 여전히 사학법 개정안에 대해선 입장표명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 정부·여당을 향해 "한나라당의 등원명분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발언한 것 역시 사학법 개정안 본질에 대한 문제 지적이 아니라 더 이상 국회파행이 지속돼서는 안된다는 것.
이 시장 측에선 사학법 문제에 대해 이 시장이 깊숙히 개입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현재 사학법 논란이 한나라당에게 유리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 따라서 이 시장은 "정부·여당이 한나라당의 등원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 시장 측 한 관계자는 "사학법 문제는 9일 말한 정도의 수준에서 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시장이 앞으로도 이 같은 지원사격을 해줄지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 같은 답변은 사학법 논란에 대한 이 시장의 고민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또 12일 선출될 차기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따라 한나라당의 투쟁강도와 방침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도 이 시장 측이 선뜻 지원사격에 대한 방침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로 보인다.
이 시장은 이번 사학법 문제로 자신의 경쟁자인 박 대표가 크게 상처받지 않고 한나라당 역시 너무 극우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길 바라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