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철도 아닌데 정치권에서 때 아닌 ‘인원 동원’ 논쟁이 벌어졌다.

    사립학교법 무효를 위해 사흘째 장외로 나가 있는 한나라당이 16일 오후 대규모 촛불집회를 계획하자 열린우리당에서 ‘인원 동원 정치’를 하고 있다며 불법 동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촛불집회를 지지세력 결집을 통한 장외투쟁 장기화의 계기로 삼으려는 한나라당과 이를 차단해 한나라당의 원내복귀를 앞당기겠다는 열린당의 날카로운 신경전이다.

    열린당 “유신시대 퇴행적 동원정치 망령이 되살아났다”

    열린당 전병헌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경기 인근 지역까지 버스를 통원해 인원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제보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며 “유신시대 퇴행적인 동원 정치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열린당은 들어오는 제보와 증거 수집을 통해 위법한 부분에 대해 고발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 대변인은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참여한 가운데 합법적인 의사진행을 통해 이뤄진 결정(사학법 국회통과)을 날치기라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주장하며 “여전히 날치기 운운하는 것은 한나라당식의 오만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이 사학법과 관련해 이념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은 논리적으로 항변할 이유가 군색하기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은 자기들이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곤란한 문제에 대해서는 여지없이 이념론과 색깔론을 들고 나와 마구잡이식으로 공격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호남지역민이 폭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불법 동원된 인원으로 장외집회를 여는 것은 제1야당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장외 촛불집회는 민생을 거덜낼 불장난에 불과하다”고 폄훼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돌아와서 국회에 쌓여 있는 민생문제를 토론하고 금년 내 민생현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하라”며 “사학법 문제는 당당하게 TV토론으로 한나라당의 주장을 국민 앞에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덧붙였다.

    한나라 “열린당, 옛 버르장머리 생각나는지 헛소리하고 있다”

    불법동원에 의한 촛불집회라는 열린당의 공세에 한나라당은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아이지키기 운동본부’ 본부장인 이규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열린당에서 한나라당이 오늘 행사에 사람을 동원한다는 등 허튼 소리를 했다”며 “공개석상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반격했다.

    이 최고위원은 “자기들이 옛날에 돈을 주고 사람을 동원했던 버르장머리가 생각나는지 헛소리를 하고 있다”며 “당 의장이 너무 오만방자하게 나간다. 엄중히 경고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야당을 달래고 상생의 정치를 할 생각을 해야지 비판하고 흠집내기하는 정세균 의장이 의장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꼰 뒤 “한번 결정했으면 끝까지 가야 한다”고 소속 의원들을 독려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을 통해 “여당에서 동원령 운운하고 지방 선거용이라고 했다는데 그 사람들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말”이라며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소용돌이 정치를 하고 이탈한 지지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날치기까지 한 그 사람들과는 의도와 목적이 다르다”고 일갈했다. 이 대변인은 “오늘 대회는 국가 정체성을 수호하는 범국민 결의대회가 될 것”이라며 “우리 뜻에 동의하는 많은 국민 특히 학부모 단체와 교육을 걱정하는 많은 시민들이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육부가 교사들에게 학생들 교육용으로 전달한 학습자료에 우리의 헌법이 빠져 있다고 한다”며 “대한민국 건국이 미군정과 일부 정치세력에 의한 단순 사건으로 기술되기도 하고 역대 대통령 사진은 빼고 북한 김정일 사진이 실려 있다. 분명히 편향된 역사왜곡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학법이 ‘사악법’이라는 것도 이런 이념편향의 교육이 확산되고 합법화 되는 또 하나의 과정임을 우려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