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과서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모색을 표방하는 ‘교과서 포럼(공동대표 박효종∙이영훈)’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달 22일 전국의 고등학교에 배포한 ‘근∙현대사 교수∙학습자료(이하 학습자료)’가 근∙현대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14일 주장했다.

    ‘현행 역사교과서가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여러 차례 지적해 온 교과서포럼은 15일 열리는 ‘중고교 교과서의 한국 근대사 서술의 허구와 진실’ 주제의 심포지엄에 앞서 이날 미리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이 학습자료가 갖는 한국의 근·현대사와 관련, 정치사·경제사·사회사·문화사·사상사의 제반 분야에서 이룩된 선진적인 연구 성과에 대한 편향적 시각을 우려했다.

    교과서포럼은 “공교육은 대한민국 건국에 기초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지난 20세기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건국인데 이 학습자료는 여러 곳에서 대한민국 건국을 해방 직후 미군정과 일부 정치세력에 의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정도로 사건화하고 있다”며 “저자들이 대한민국 건국사의 문명사적 의의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교과서포럼은 “대한민국의 현대사 교과서가 북한의 현대사를 자기 역사의 일부로 가르치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며 “북한의 최고통치자가 대한민국 대통령과 담소하고 있는 ‘정상회담’ 사진이 교과서에 실리는 것은 곤란하거나 적어도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한국의 근·현대사를 서술함에 있어 학습자료가 보이고 있는 정치과잉적 시각에 우려를 표한다”며 “민주주의의 형태와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정치라기보다 사회이기 때문에 사회영역들이 학생들에게 충분히 교육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과서 포럼은 “학습자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은 저술에 참가한 사회과학자들과의 학제적 교류가 소홀히 했던 탓”이라며 근현대사의 공정한 서술을 위해 인문사회과학의 다양한 전공자들이 참여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교과서 포럼은 15일 ‘중고교 교과서의 한국 근대사 서술의 허구와 진실’이라는 주제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4차심포지엄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