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람들의 하는 짓거리와 내뱉는 말들이 갈수록 해괴해지고 있다. 예컨대,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너는 북한 여성들의 태반이 중국인들의 성(性) 노예로 팔려가고 있다는데도, 누가 그런 북한의 인권 참상을 지적하면 대뜸 “그렇다면 북한과 전쟁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며 핏대를 올린다. 

    그것도 다름 아닌 집권당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그랬다니, 정치에 중독이 되면 멀쩡하던 사람들도 다 이 지경으로 인사불성이 되는 것인가? 전국의 여성들이 들고 일어나 그들에게 따져봄 직한 일이다. “그대들의 안식구들이 그런 수모를 당한대도 그따위 비정한 소리를 할 작정이냐?”고. 

    북한 여성들의 수난 등 김정일 통치하의 처참한 인권 현실에 대해 ‘전쟁 날까 보아’ 입도 벙긋해선 안 된다면, 그렇다면 일본의 정신대(挺身隊) 행패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쟁 날까 보아’ 전전긍긍하지 않고 당당히 떠들었는가? 

    이유는 자명하다. 인권 유린에 대한 시비는 당연히 할 소리를 하는 것이기에 한·일 관계가 악화될 우려가 있건 없건, 정신대 시비를 주저없이 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잘한 일이었다. 또, 한·일 관계가 설령 총체적인 파국에 직면하는 한이 있더라도 집권측은 그것이 너무나 정당하다고 믿었기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소리 높이 외친 바도 있다. 

    그런데 왜 김정일의 인권 유린에 항변하는 것만은 “전쟁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며, 마치 해서는 안 될 말이라도 했다는 양, 볼멘소리를 내지르는가? 그들은 도대체 누구 편인가? 그들은 중국 공안에 붙잡혀 공개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탈북 동포들의 비참한 처지에 대해 “세상에 저럴 수가 있나!” 하는 단 한마디 연민의 말도 표현할 심정이 안 든다는 것인가? 

    북한 정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을 선포하자 “남조선에 민주정권이 들어서야만 남북회담을 하겠다”며 회담을 장기 표류시켰다. 전두환 정권에 대해서도 “광주 시민의 피가 묻은 손과는 악수할 수 없다”며, 역시 회담을 끝내 거부했다. 

    저들은 저들 나름대로 대의명분과 원칙을 세워놓고 그에 따라 남북관계가 악화되건 말건, 하고 싶은 소리와 해야 하겠다고 믿는 소리를 거침없이 표현했던 것이다. 그런데 왜 이쪽에선 ‘성 노예로 팔려가는 북한 여성’ ‘탈북여성 다리 절단’ 같은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반인륜적 행패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거론해야 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단 한마디 비명도 질러선 안 된다는 것인가? 

    그들의 그런 철면피하고 막가는 언동은 최근 들어 갑자기 이상하리만큼 빈번해지고 있다. ‘강정구·천정배 현상’과 맥아더 동상 철거 기도는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그러나 그 후로도 ‘황우석과 PD수첩 사건’, 사립학교법 강행처리,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 ‘이해찬·이병완·조기숙 언행’, 비전향 장기수에 대한 ‘애국열사 호칭’ 같은 어이없는 작태들이 연이어 속출했다. 그래서 그런지 국민들은 이제 자신들이 과연 어떤 진영을 권력에 앉혔는지를 현저히 깨닫기 시작했다. 

    ‘황우석 사건’으로 저들은 한국과 한국인의 영예와 긍지를 해코지하려 한다는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사립학교법 강행처리로는 모든 사학인들과 종교계를 적으로 내몰았다. 북한 인권에 대한 냉담은 학살자와 피학살자 사이에서 그들이 과연 어느 쪽에 서 있는지를 전 세계에 분명하게 보여줬다. 이처럼 저들이 자살골을 계속 넣는 가운데, 그 언동들이 갈수록 악에 받친 듯 궁색·억지·궤변·유치·철면피로 치닫는 것은 결국 그들의 수명이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하기야 그들이 그런 말도 안 되는 언동을 하면 할수록 그것은 그들의 너절한 정체와 속내와 수준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밖에 안 된다. 그래서 그들로 하여금 그런 언행을 자꾸 하도록 내버려 두어서 국민이 그들의 실체를 알게 하고, 그래서 그들의 정치적·도덕적 퇴장이 하루라도 빨리 기정사실화되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순리를 저버리고 도를 넘으면 그 어떤 것도 기우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