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특별시장과 경기도지사 출마선언이 잇따르며 내년 지방선거 열기로 뜨거운 한나라당 내부 분위기에 대해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조기과열 우려가 제기됐다.  

    경기도지사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는 당내 소장파의 '좌장' 남경필 의원은 4일 “최근 당의 지지율이 45%까지 올라가다 보니 ‘예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라는 집단 최면에 다시 빠지고 있는 듯 하다”며 “내년 1월 중순까지 당내 경쟁분위기를 자제하자”고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남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것도 ‘때와 장소와 방향’이 맞아 떨어질 때 그럴 것”이라며 “자칫 우리의 모습이 ‘배부른 사람 밥그릇 싸움 하는 꼴’ 또는 ‘부잣집 유산 다툼하는 꼴’로 비쳐지지는 않을까 두렵다”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를 대선승리의 디딤돌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그냥 이기기만 해서는 안 되고 대선승리에 ‘약이 되는 승리’가 돼야 하고 그러려면 겸손하고 열려있고 치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지만 과열을 걱정해야할 지경으로 겸손하지도 열려 있지도 않다”며 “이런 싸움이 사람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겸손하지도 따뜻하지도 않고 오만해 보이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아직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남 의원은 “인재영입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인재영입위원회가 실제로 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며 “12월 한 달 정도는 후보들이 지나친 대외활동이나 경쟁분위기는 자제하고 내년 1월 중순부터 레이스에 들어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 내부에 불고 있는 ‘생존을 위한 변화의 몸부림’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지금은 정기국회에 주력하면서 당의 정체성, 장기적 정책, 지방선거의 의미와 전략, 당의 외연 확대에 대한 토론을 병행해야 할 시간”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개인의 승리보다 한나라당의 승리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희생이 필요하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우리를 열어 건전 보수 세력과 손을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유력 대선후보들로부터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후보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치열하고 깨끗한 경선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문을 걸어 닫고 우리끼리 하는 경선으로는 부족하다. 한나라당 내부의 대결이 너무 치열해서 들어가기는커녕 가까이 가기에도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래서는 우리가 원하는 인재들을 모을 수 없고 건전 세력과의 연대도 힘들어 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