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설계 핵심 인력 2명 전직금지 가처분 일부 인용法 "직업선택 자유 제한만으로 약정 효력 부정 못 해"
  •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로 이직한 낸드플래시 설계 인력 2명을 상대로 낸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였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31부(부장판사 신우정)는 삼성전자가 전 직원 A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이 퇴직 후 1년 6개월이 되는 2027년 4월 30일까지 SK하이닉스와 그 계열사에 취업하거나 자문 등 노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하루 500만 원을 삼성전자에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강제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해당 기술은 국가핵심기술 내지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해당해 보호 가치가 더욱 크다"며 "경쟁업체에 노출될 경우 동등한 수준의 기술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신청인에게는 상응하는 경쟁력 손실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가 A씨 등을 핵심 인력으로 별도 관리해온 점과 이들이 경쟁사 이직을 준비하면서 회사에는 진학 등을 이유로 퇴직 의사를 밝힌 점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반도체 관련 분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전직금지 약정이 채무자의 직업선택 자유를 일부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효력이 부인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가 요구한 퇴직 후 2년간 전직금지 기간은 그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술 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2년간 경쟁업체 취업을 금지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여지가 있다"며 전직금지 기간을 1년 6개월로 줄였다.

    A씨 등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중간관리자급 직원으로, 낸드플래시 핵심 설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차세대 낸드플래시 제품의 설계 방향과 개발 일정 등 경쟁사에 넘어갈 경우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다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에서 퇴사한 뒤 올해 2월 SK하이닉스로 이직했다.

    삼성전자는 이들이 입사 당시 체결한 '퇴직 후 2년간 경쟁사 취업 금지' 약정을 근거로 전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최근 법원은 근로자의 직업선택 자유를 고려해 기업의 전직금지 청구를 엄격하게 판단하는 흐름을 보여왔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삼성전자의 기술 보호 필요성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