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수사팀 "광산서장이 혐의 적용 제동 걸어"경찰, 청장실·서장실 압수수색 … 수사 지휘라인 정조준
  • ▲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소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어린이날인 5월 5일 오전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 앞 대로변 인도에서 귀가하던 A(17)양을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돕기 위해 다가온 고교생 B(17)군을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뉴시스
    ▲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소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어린이날인 5월 5일 오전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 앞 대로변 인도에서 귀가하던 A(17)양을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돕기 위해 다가온 고교생 B(17)군을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뉴시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봐주기 수사' 의혹이 경찰 지휘부를 향하고 있다. 현장 수사관들이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하려 했지만 경찰서장이 이를 막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순한 초동 수사 부실을 넘어 조직적인 수사 개입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MBC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은 장윤기 사건을 담당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 관계자들로부터 "광산경찰서장이 강간살인 혐의 적용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팀은 또 성범죄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로 평가되는 리얼돌을 경찰이 압수하지 않은 과정과, 장윤기의 아버지인 장모 경감이 해당 물품을 폐기하도록 사실상 방치된 상황 역시 당시 경찰서장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광산서장이 사건 당일인 지난 5월 5일 새벽 형사과장과 수사팀장 등을 서장실로 불러 긴급회의를 주재했고, 회의 직후 수사팀이 서장의 지시에 따라 장윤기 부친의 자택을 찾아 범행 사실을 알린 정황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광산서장은 MBC 취재에서 "장윤기 부친이 경찰이라는 사실 때문에 수사팀을 급파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직접 답변하지 않은 채 "범인을 신속히 검거하기 위한 조치였다"고만 해명했다.

    수사는 이제 현장 수사팀을 넘어 경찰 지휘라인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광주경찰청장실과 수사부장실, 강력계장실을 비롯해 광산경찰서장실과 형사과장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당시 지휘부가 현재 근무 중인 전남 담양경찰서장실과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장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강제수사는 구속된 광산경찰서 강력팀장 A경감의 증거인멸 의혹뿐 아니라, 장윤기 사건 초기 수사 과정에서 지휘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팀은 현장 수사관들이 제시했던 '강간 목적 살인' 적용 의견이 최종 송치 과정에서 제외된 배경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현장 판단이었는지, 아니면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다.

    실제 경찰은 장윤기를 일반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변경해 재판에 넘겼다.

    수사 기록 관리 문제도 새롭게 불거졌다.

    MBC는 광산경찰서 수사팀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사건 관련 자료 일부가 이미 삭제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경찰 내부에서 수사 기록이 사후에 정리됐거나 훼손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장윤기의 아버지 장모 경감 역시 증거인멸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장윤기 차량에 있던 케이블타이를 자택으로 옮기고, 장윤기 원룸에서 발견된 리얼돌을 폐기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단순히 짐을 정리한 것"이라며 고의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은 장 경감의 증거인멸 의혹과 경찰 내부 수사기밀 유출, 그리고 초기 수사 과정에서의 지휘부 개입 여부를 각각 수사하고 있다.

    국가수사본부는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기존 특별수사팀을 27명에서 41명 규모의 특별수사단으로 확대 편성했으며, 오동욱 대전경찰청 수사부장을 단장으로 투입해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