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 98% 가발 착용, 사극보다 더한 헤어 전쟁Y2K 가요계 완벽 복원"추억도 터지고 웃음도 터진다"
  • 개봉 4주 차에도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코미디 영화 '와일드 씽'이 이번에는 배우들의 파격적인 헤어스타일 비하인드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지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만이 아니었다. 화면을 가득 채운 '세기말 헤어 패션' 역시 또 하나의 주연이었다.

    최근 영화계 안팎에서는 "이 정도면 사실상 헤어 판타지 영화"라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제작진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대한민국 가요계를 휩쓴 스타들의 스타일을 되살리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와일드 씽'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혼성 댄스그룹 '트라이앵글'이 돌발 사건으로 해체된 뒤, 20년 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를 붙잡기 위해 좌충우돌 재기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작품이다.

    관객들의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것은 단연 트라이앵글 멤버들의 변화무쌍한 비주얼이다.

    강동원이 연기한 '현우'는 활동 시기마다 완전히 다른 인물처럼 보인다. 데뷔 초에는 깔끔한 브릿지 단발로 청춘 스타의 이미지를 구현했지만, 2집 시절에는 한껏 부풀린 은발 스타일로 변신해 당시 유행했던 세기말 감성을 고스란히 소환한다.
  • 엄태구가 맡은 '상구' 역시 만만치 않다. 풋풋한 신인 시절의 펌 스타일에서 시작해 폭탄머리, 드레드 헤어, 포니테일까지 시도하며 시대별 유행을 집대성했다. 장면마다 달라지는 헤어스타일은 마치 2000년대 음악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박지현이 연기한 '도미' 또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원색 메이크업과 브레이드 헤어, 이른바 '더듬이 앞머리'까지 당시 아이돌 문화를 대표했던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은 오정세가 연기한 '최성곤'이다.

    과거의 그는 청춘스타를 연상시키는 긴 단발머리로 등장한다. 한쪽 눈을 살짝 가리는 이른바 '시각포기 단발'은 1990년대 말 감성의 정수를 보여준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배우와 가수들의 스타일을 연구해 완성된 결과물이다.

    반면 현재의 성곤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덥수룩한 수염과 거친 피부, 야생성을 강조한 비주얼로 등장하며 극적인 대비를 만든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 과정에는 오정세의 적극적인 아이디어도 적잖게 반영됐다.
  • 이처럼 다양한 스타일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제작진의 집요한 고증 작업이 있었다.

    조태희 분장감독과 김나은 분장실장은 당시 가요계와 연예계를 대표했던 스타들의 사진과 영상 자료를 수없이 분석하며 콘셉트를 구축했다. 단순히 복고풍을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 시대의 공기까지 재현하겠다는 목표였다.

    가발 제작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캐릭터별 콘셉트 스케치를 바탕으로 수십 종의 가발이 제작됐고, 배우들 간의 조화를 확인하기 위한 합동 테스트까지 별도로 진행됐다.

    그 결과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제작진에 따르면 출연 배우의 약 98%가 촬영 과정에서 가발을 착용했다. 투입된 가발 규모만 놓고 보면 일반적인 코미디 영화는 물론 일부 사극 작품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강동원 은발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다", "오정세 머리만 봐도 웃음이 난다", "헤어스타일 보는 재미만으로도 값어치가 있다"는 후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 영화의 흥행세 역시 꾸준하다. 개봉 이후 입소문이 확산되며 실관람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고, Y2K 감성을 경험했던 세대는 물론 당시를 간접적으로 접한 젊은 관객들까지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제작사 관계자는 "웃음을 주는 코미디지만 그 안에 담긴 시대 재현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하게 접근했다"며 "'저 시절 진짜 저런 머리가 유행했다'는 관객들의 반응이 제작진에게는 가장 큰 칭찬"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 역시 쉽지 않은 스타일링을 기꺼이 소화하며 작품에 몰입했다"며 "관객들이 영화 속 캐릭터를 보며 추억과 웃음을 동시에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세기말 감성과 과감한 변신,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진 영화 '와일드 씽'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단순한 복고가 아니라 그 시절의 에너지까지 되살려낸 이 작품은 올여름 극장가에서 가장 유쾌한 시간여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사진 출처 = 롯데엔터테인먼트, 어바웃필름, 흥미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