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군 기지 타격" 주장에 美"전량 무력화" 반박전략 요충지 '케슘섬'까지 공습 … 에너지 시장도 촉각
  • ▲ 대이란 해상봉쇄 중인 미군. ⓒAFP=연합뉴스
    ▲ 대이란 해상봉쇄 중인 미군. ⓒAFP=연합뉴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한 단계 높아지고 있다. 이란과 미국이 서로를 향해 보복성 군사행동을 주고받으면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일대가 새로운 충돌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2일(현지시각) 바레인에 있는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와 쿠웨이트 내 미군 시설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해당 공격이 최근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측 설명은 전혀 다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바레인 방향으로 향한 3발은 미국과 바레인 방공망에 의해 모두 요격됐으며, 쿠웨트를 향한 미사일 역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채 추락하거나 공중에서 분해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의 공격은 어떠한 군사적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발표가 엇갈리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군사적 긴장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란의 공격 시도 직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전략 거점인 케슘섬(Qeshm Island)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공개한 설명에 따르면 표적은 이란군의 드론 지휘통제 시설과 군사 통신 관련 거점이었다. 미군은 이번 작전을 "자위권 행사"라고 규정했다.

    케슘섬은 단순한 섬이 아니다. 이곳은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만약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와 에너지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충돌 범위가 이란과 미국 양국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바레인과 쿠웨이트는 모두 미국의 주요 군사 거점이 위치한 국가들이다. 특히 바레인에는 미국 해군의 중동 작전을 총괄하는 제5함대 사령부가 자리하고 있다. 이란이 실제로 이들 시설을 겨냥했다면 사실상 걸프 지역 전체를 긴장 상태로 끌어들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일회성 충돌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최근 미국은 이란의 무인기 활동과 해상 작전에 대응해 드론 통제시설과 레이더 기지 등을 잇달아 공격해 왔으며, 이란 역시 이를 자국 영토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해 왔다. 양측 모두 직접적인 전면전은 원치 않지만, 보복과 재보복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 위험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부분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인 이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유가 상승은 물론 글로벌 물류·에너지 시장에도 연쇄 충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중동 정세 악화와 함께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는 공급망 불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이란 역시 추가 공격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양측이 서로의 군사행동을 정당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중동 정세는 당분간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