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건폐율 특례 추진…마당 덮어 영업공간 활용 허용디자인 혁신사업 절차 단축…인허가 24개월서 17개월로전선지중화 땐 허용용적률 최대 5%p 부여
  • ▲ 서울시청 ⓒ정상윤 기자
    ▲ 서울시청 ⓒ정상윤 기자
    한옥 마당을 덮어 카페·식당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경복궁 서측 서촌까지 확대된다.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전신주를 땅속으로 묻는 사업에는 용적률 인센티브가 새로 붙고 디자인 혁신 건축물은 인허가 기간이 최대 7개월가량 줄어든다.

    서울시는 7일 도시·건축 분야 규제철폐안 4건을 발표하고 디자인 혁신사업, 한옥 건폐율·생태면적률, 정비사업 전선지중화 관련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창의적 건축물 유치와 한옥 상권 활성화, 주거지 보행환경 개선을 동시에 겨냥한 조치다.

    우선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사업 절차가 간소화된다. 이 사업은 혁신적 디자인과 시민 개방공간 등 공공성을 갖춘 건축계획에 용적률 상향이나 높이 제한 완화 등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다만 대상지 선정부터 특별건축구역 고시까지 7단계 절차를 거치면서 건축허가까지 2년 이상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는 절차가 4단계로 줄고 전체 소요 기간도 24개월에서 17개월로 단축된다. 대상지 선정과 용적률 인센티브 결정은 도시·건축디자인 혁신위원회로 일원화하고 건축위원회 소위원회 절차는 본위원회와 통합한다.

    강남권에 쏠렸던 디자인 혁신사업을 강북 등으로 넓히기 위한 장치도 마련된다. 2023년 이후 현재까지 선정된 디자인 혁신사업 19곳 가운데 강남·서초 대상지가 9곳으로 47.4%를 차지했다. 앞으로는 공시지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이나 면적 5000㎡ 미만 사업지에 가점을 준다. 토지가격이 높은 대규모 필지 중심으로 사업이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 ▲ ⓒ서울시
    ▲ ⓒ서울시
    서촌 한옥 상권에는 건폐율 특례 적용이 추진된다. 한옥은 중앙 마당을 중심으로 'ㄱ'자나 'ㄷ'자 형태로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 카페·식당 등으로 활용할 때 공간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행 제2종 일반주거지역 건폐율은 60% 이하인데 마당에 차양이나 덮개 등 상부 구조물을 설치하면 건축면적에 포함돼 기준을 넘길 수 있다.

    서울시는 경복궁 서측 한옥 밀집지역에도 건축자산 진흥구역 특례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연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지정되면 한옥은 건폐율을 최대 90%까지 완화받을 수 있다. 북촌과 인사동 등은 이미 같은 특례를 적용받고 있다.

    다만 무분별한 증축을 막기 위해 마당 내 상부 구조물 설치 기준도 함께 마련한다. 처마선 높이 이하, 목조 사용 원칙 등 가이드라인을 통해 한옥 경관은 유지하면서 날씨와 관계없이 마당을 영업·생활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옥에 적용되는 생태면적률 기준도 완화된다. 현재 일반 건축물은 자연지반, 수공간, 옥상·벽면녹화 등 생태적 기능을 가진 공간을 전체 개발면적의 20% 이상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의 한옥은 대체로 면적이 좁고 기와지붕 구조상 옥상녹화 등을 적용하기 어려워 건폐율 특례와 생태면적률 기준이 충돌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생태면적률 운영지침'을 개정해 건축자산 진흥구역 내 한옥은 생태면적률 의무 확보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목재와 황토 등 천연재료를 쓰는 한옥의 특성과 마당을 통한 공기 순환 효과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주택정비형 재개발·재건축 사업에는 전선지중화 인센티브가 새로 도입된다. 그동안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는 전신주 등 가로지장물 이전·지중화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가 있었지만 주택정비형 재개발·재건축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앞으로는 '2030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상 주택 재건축·재개발 인센티브 항목에 가로지장물 이전과 전선지중화 사업이 포함된다. 사업 시행 시 허용용적률을 최대 5%포인트 이내에서 받을 수 있다. 정비구역과 연결되는 구역 바깥 도로 일부도 포함할 수 있도록 해 실제 보행환경 개선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전선지중화는 사업비 부담과 이설부지 확보 문제로 개별 자치구 차원에서 추진이 쉽지 않았다. 서울시는 정비사업과 연계해 노후 주거지의 전신주·전선 문제를 함께 개선하면 보행 안전과 도시 미관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