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유지' 권고안, 국무회의 보고 예정李 대통령 "1살은 최소 낮춰야 하지 않냐" 쟁점화교정시설 확충 등 제도 정비에 방점5년 새 촉법소년 범죄수↑…과제 여전히
  •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협의체 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협의체 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두 달 간 관계 부처의 논의 끝에 '현행 유지'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4일 성평등관계부 등에 따르면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논의해 온 사회적대화협의체는 이번 달 중순 국무회의에 '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대한 공론화 결과'를 권고안 형태로 보고할 예정이다.

    협의체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최종 권고안을 의결했다.

    권고안에는 연령 하향이 실제 소년 범죄 감소로 이어진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며 청소년의 사회 복귀를 어렵게 하는 낙인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평등부가 협의체를 꾸리고 숙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시민과 전문가 집단에서 견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연령 기준을 낮춰 얻을 수 있는 범죄 예방 효과 대신 교정시설 확충·선도 프로그램 정비 등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시민참여단은 촉법소년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엄벌주의에 근거해 연령 하향에 찬성했으나, 전문가들은 미성년자에게 전과자 낙인이 찍히는 게 사회 복귀가 어렵게 하는 낙인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국무회의 도중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재점화됐다.

    이 대통령은 "압도적으로, 다수의 국민들이 1살은 최소 낮춰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달 동안 관계 부처에서 논의를 거친 뒤 촉법소년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촉법소년은 범행 시점 나이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범을 말한다. 형법 제9조는 만 14세 미만은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아울러 소년법 제4조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이라고 했다.

    미성년자의 강력범죄가 갈수록 흉포화되고 있다는 지적 속에 정부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나왔으나 실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교화에 중점을 둔 소년법의 기본 취지에 어긋나며 아동권리 문제를 규정한 국제기구의 기준 등이 제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소년법은 처벌보다 교정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만약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이뤄지면 형사처벌 대상이 늘어나는 만큼 법의 기본 취지와 충돌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국제기구에서도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UNCRC)는 2019년 형사책임 최저 연령으로 만 14세 이상을 권장하고 이보다 낮은 연령은 아동권리협약에 반한다고 밝혔다.

    또 촉법소년 범죄 비율이 전체 범죄 대비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연령 하향으로 인한 범죄 억제 효과는 미미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학 교수는 "(촉법소년) 연령을 낮춘다고 해서 범죄가 줄어들 것이라는 인과관계에 대해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촉법소년의 범죄는 늘어나고 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촉법소년 수는 2만 1958명으로 2021년 1만 26명에 비해 83% 늘었다. 같은 기간 강간, 강제추행, 성폭력, 청소년 성 보호법 위반 등 성범죄는 818명에서 1268명으로 5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