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즉시 의견 제한…여론 형성 차단""계엄권 무력화 우려…개헌 압박도 부적절""국민 입 막는 국민투표 정당성 없어"
  • ▲ 서울서부지방법원. ⓒ서성진 기자
    ▲ 서울서부지방법원. ⓒ서성진 기자
    서부자유변호사협회가 현행 국민투표법이 개헌안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 의견 표명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부자유변호사협회는 30일 특히 국민투표법 제37조를 문제 삼으며 "개별 국민과 단체가 개헌안과 관련해 옥외에서 집회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며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민투표운동의 범위를 규정한 제22조와 관련해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대한 찬반 의견 표명을 제한하고 있지만 그 '대상'의 해석을 둘러싸고 과도한 확대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상식적으로는 개헌안이 발의된 뒤 국민투표에 회부될 사항이 확정된 이후를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발의된 개헌안 자체를 곧바로 국민투표 대상이라고 해석해, 발의 시점부터 모든 의견 개진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같은 해석은 법문 취지를 넘어서는 것으로, 사실상 국민들이 개헌안에 대해 토론하고 여론을 형성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국민투표 제도의 본질과도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헌법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있으며 국민투표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국민이 직접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예외적 수단"이라며 "그럼에도 현행 법체계는 이러한 직접 민주주의의 통로를 오히려 봉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개헌안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협회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고, 특정 역사적 사건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문제 역시 법적·정치적 논란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치권을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협회는 "국회의장이 개헌안 의결 시점을 제시하며 특정 정당에 찬성 표결을 압박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부 정치인들이 이에 동조하는 행태 역시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27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다음 달 7일 개헌안 본회의 표결 참여를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우 의장은 "39년 만에 찾아온 개헌 기회를 무산시켜 국민의힘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며 "당론으로 개헌이 무산된다면 모든 책임은 국민의힘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협회는 "국민의 입을 막고 손을 묶는 국민투표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며 "위헌 소지가 있는 국민투표법과 선관위의 과도한 제한 조치로 피해를 입는 국민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