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대로 보라고 말하지만 먼저 자신을 제대로 보라고 요구이 책은 한국에도 묻는다우리는 과연 자유를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가?
  • ▲ 뉴트 깅리지,『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Trump vs. China : America's Greatest Threat)』(2019, 주준희 역, 김앤김북스, 2021 ⓒ 김앤김북스
    ▲ 뉴트 깅리지,『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Trump vs. China : America's Greatest Threat)』(2019, 주준희 역, 김앤김북스, 2021 ⓒ 김앤김북스
    [편집자 주] 
    한국 학계-출판계-언론계 등 지식인 사회는 지나치게 좌파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좌파 지식인들이 담론을 장악, 한국 사회 전반을 좌경화시키고 있다.

    그런 좌경화에 맞서 싸우는 우파 인터넷신문 뉴데일리는《자유의 파수꾼》임을 자임하고 있다. ① 자유민주주의 ② 자유시장경제 ③ 자유통일 이라는 사시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창간 20주년을 맞은 뉴데일리는기업이 대한민국이다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그 슬로건에 걸맞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책을 보다》연재가 그것. 매주 한 권의 책을 골라 소개-분석-비평하는 기획이다. 단순 서평 차원을 넘어 반(反)대한민국-반자유민주주의 세력과《담론 투쟁 / 이론투쟁》을 벌여나갈 생각이다.

    스무 번째 책으로 뉴트 깅리치 의『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이 선정됐다. 
    필자는 도희윤 한국자유회의 사무총장 .  
    한국 천주교 평신도협의회 화해평화위원장 직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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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때 공화당 대선주자로 경선에서 뛰기도 했던 뉴트 깅리지 전 미국 하원의장. ⓒ 연합뉴스
    ▲ 한때 공화당 대선주자로 경선에서 뛰기도 했던 뉴트 깅리지 전 미국 하원의장. ⓒ 연합뉴스
    ■ 네오콘 전사-탁월한 정치인의 비전-고언(告言) 에서 배워야

    뉴트 깅리치(Newt Gingrich, 1943~)는 미국 공화당의 정치 원로 중 한명이다. 

    그의 정치이력에서가장 극적인 장면은 민주당 클린턴 정부 시절인 1994년 11월 있었던 미국 중간선거에서의 승리다. 
    그는 공화당 원내대표로 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1995년 하원의장이 되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당시 그가 이끈 공화당은 상원 선거와 주지사 선거에서도 대승을 거두었다.  
     
    역사적인 승리였다. 
    공화당은 40년에 걸친 민주당의 하원 지배를 종식시키고 상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동시에 탈환하게 됐다. 
    특히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은 오랫동안 민주당 지지를 이어오던 미국 남부 주들이 공화당 우세로 확실히 넘어간 것이었다. 

    당시 공화당의 승리는 미국 정치사의 대표적인정치적 재편성(political realignment)의 하나로 평가되며 《공화당 혁명》 혹은《깅리치 혁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때 깅리치가 내건 기치는미국과의 계약(Contract with America)이라는 신보수주의(Neoconservatism) 공약이었다. 
    그는 네오콘(Neocon)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정치인의 한명으로 꼽힌다. 

    정치인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23권의 저서가 말해주듯 네오콘(Neocon)의 대표적인 논객 중 한명이기도 하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주요 매체에 기고를 계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조언자 중 한명이기도 하다.  
     

  • ▲ 미국 정치논객으로서의 뉴트 깅리치의 영향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주요 고비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외교적 자문과 조언을 해주고 있다.  ⓒ 챗GPT
    ▲ 미국 정치논객으로서의 뉴트 깅리치의 영향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주요 고비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외교적 자문과 조언을 해주고 있다. ⓒ 챗GPT
    ■ 깅리치의 경고 
     
    그 저서 중 하나로 『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Trump vs. China : America's Greatest Threat)』(2019, 주준희 역, 김앤김북스, 2021)이 있다. 
    원 제목 그대로 옮기면 『트럼프 대 중국 : 미국의 최대 위협』이다. 

    단순한 국제정치 해설서가 아니다. 
    이 책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무역분쟁이나 기술패권 다툼 정도로 축소하지 않는다. 
    깅리치는 이 충돌을자유와 법치에 기초한 체제》와중국공산당이 통제하는 전체주의 체제사이의 전면적 경쟁으로 규정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미국 이야기이면서도 실은 오늘의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경고라는 점이다. 
    우리는 과연 중국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보고 있는가. 
    우리는 중국을 단지 큰 시장, 가까운 이웃, 관리 가능한 상대 정도로만 이해해온 것은 아닌가.  
     
    깅리치는 미국이 오랫동안중국이 부유해지면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기대에 사로잡혀 전략적 오판을 거듭했다고 본다. 
    중국의 성장은 자유화로 이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중국공산당의 통치 역량과 국제적 영향력 확대에 활용되었다는 것이 그의 경고다.  

     
    ■ 뉴라이트의 야심찬 등장과 굴곡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책은 한국 보수, 특히 한국의 뉴라이트(New Right)가 걸어온 길을 다시 성찰하게 만든다. 
    한국의 뉴라이트는 2000년대 중반 기존 보수의 낡은 이미지와 권위주의의 그림자를 벗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앞세운 새로운 보수 재편을 내걸며 등장했다. 
    네오콘의 문제의식과도 통한다.  
     
    그 출범 자체에는 분명 시대적 의의가 있었다. 
    1980년대식 반공 구호만으로는 더 이상 국민을 설득할 수 없던 시대에, 뉴라이트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보다 현대적인 언어로 재구성하려 했다. 
    좌파적 민족주의 국가주의적 역사 해석 에 맞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려 했던 시도 자체도 기존 보수세력의 소극적 자세에 비해 획기적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집권 이후였다. 
    여러 비평가들이 지적하듯, 뉴라이트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오히려 빠르게 쇠퇴했다. 
    뉴라이트의 중심세력들은 정권 출범과 함께 운동으로서의 생명력을 잃고, 정치적 출세와 권력 편입 속에서 초기의 개혁성과 긴장감을 상실했다.  
     
    실패의 본질은 무엇이었는가. 

    필자는 그것이, 
     자유민주주의를 말했지만, 자유의 문화를 충분히 세우지 못했고,
     국가 정체성을 말했지만, 국가전략의 깊이를 끝내 보여주지 못했으며
     역사전쟁에는 몰두했지만, 미래전략에는 유의미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라고 본다.  
     
    뉴라이트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방어하겠다고 했지만, 국민 다수가 체감하는 수준에서 왜 대한민국이 지켜져야 하는가, 왜 자유가 번영과 안보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가장기적 비전으로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 결과 보수는 종종 과거를 방어하는 언어에는 익숙했지만, 미래를 설계하는 언어에는 약한 세력처럼 보이게 되었다. 
     
    바로 그래서 깅리치의 이 책이 한국사회에 던지는 울림이 크다. 
    깅리치는 중국 문제를 다루면서도, 오히려 미국 내부를 먼저 겨냥한다. 
    그는 정부만 아니라 기업, 대학, 연구기관, 투자자, 지역사회까지 모두가 중국공산당의 영향력 작동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다시 말해, 외부의 위협을 말하기 전에 내부의 안일함과 자기기만부터 걷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은 반중(反中) 서적이기 이전에 자기 각성의 책이다.  

     
  • ▲ 문화대혁명의 미친 피바다 광풍을 대표하는 사진. 이런 군중의 광기를 최신 현대 디지털 기술로 대체해 국민을 감시-통제-억압하는 디지털 전체주의가 중국공산당의 뇌수를 지배하고 있다. ⓒ
    ▲ 문화대혁명의 미친 피바다 광풍을 대표하는 사진. 이런 군중의 광기를 최신 현대 디지털 기술로 대체해 국민을 감시-통제-억압하는 디지털 전체주의가 중국공산당의 뇌수를 지배하고 있다. ⓒ
    ■《뉴라이트》를 넘어《신계몽(New Enlightenment)》이 절실한 시점 
     
    한국에도 바로 이 각성이 필요하다. 

    오늘의 한국은 안보와 경제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나라다. 
    북한이라는 직접적 군사위협 앞에 서 있으면서도, 동시에 중국의 경제적 압박과 기술·산업 영향력, 여론전과 외교적 파급력까지 함께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도 한국사회 일각에는 여전히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안미경중)” 이라는 낡은 이분법이 유령처럼 떠다닌다.  
     
    깅리치의 책은 이런 발상을 정면으로 무너뜨린다. 
    중국공산당 체제 아래에서 경제는 단지 경제가 아니며기술은 단지 기술이 아니고시장은 단지 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집요하게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한국의 자유민주 진영이 읽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유민주 세력이 다시 일어서려면, 더 이상 추상적 애국심만으로는 안 된다. 
    애국은 감정이지만, 국가전략은 현실의 설계다. 
    자유민주주의는 구호가 아니라 제도와 산업, 교육과 문화, 외교와 기술의 총체적 운영 원리여야 한다.  
     
    깅리치가 미국에 요구하는 것도 결국 그것이다. 
    중국공산당의 도전에 맞서려면 군사비를 조금 더 쓰는 수준이 아니라, 공급망을 재편하고 핵심 기술을 지키며동맹을 강화하고, 민간 영역까지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뉴라이트가 다시 생각해야 할 대목도 바로 여기다. 
    만일 뉴라이트가 단지 과거사 논쟁이나 교과서 논쟁에 갇힌 채 “우리가 옳았다”는 자기 확인에만 머문다면, 그것은 이미 시대를 놓친 것이다. 
     
     
    ■ 자유민주주의와 전체주의는 공존할 수 없다 
     
    그러나 만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킨다는 말이, 
    곧 중국공산당의 전체주의적 팽창을 직시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한국의 생존전략을 다시 세우는 일로 이어진다면, 
    그때 비로소 뉴라이트의 문제의식은 미래를 향한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 
     
    물론 깅리치의 책이 완벽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분석서이면서 동시에 정치적 경고문이기에, 어조가 강하고 진영성이 분명하다. 
    독자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전투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에 부족한 것은 지나친 경계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오래 지속된 안일함일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거친 경고는 오히려 필요한 자극이다. 
     
    필자는 이 책을 한국 독자에게, 특히 자유민주 세력의 재건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중국을 제대로 보라고 말하지만, 실은 그보다 먼저 우리 자신을 제대로 보라고 요구한다.  
     
    그런 의미에서『전체주의 중국의 도전과 미국』은 단지 미국의 책이 아니다. 
    이 책은 한국에도 묻는다. 
    우리는 과연 자유를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