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선·8월 전대 앞두고 與 계파 갈등 불씨"친문이 이재명 안 도왔다" 2022년 낙선 책임론친문 최민희 "친낙계를 잘못 표현한 것 아닌가"崔, 지난해 "0.73%p차 석패, 친문이 안 도와서"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 임명식 '광복 80년, 국민 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 임명식 '광복 80년, 국민 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오는 6월 지방선거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해묵은 내부 상처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2022년 대선 패배의 책임을 둘러싼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의 감정 싸움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친문계가 책임론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친낙(친이낙연)계를 소환하는 모양새까지 드러나며 때 아닌 계파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안팎에서는 지방선거와 차기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친문과 친명 계파 충돌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도화선에 불을 붙인 건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친문계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낙선을 바랐다는 송영길 전 대표의 공개 발언이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 경향신문 유튜브에 나와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2022년 대선 때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을 반대하고 저를 반대했던 친문 세력 상당수가 선거 운동을 안 했다"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지난 18일 친여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여권 지지층을 A(가치 중심), B(이익 중심), C(A와 B의 교집합)로 나눈 뒤 A그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코어 지지층"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뉴이재명'은 공천 또는 출세를 바라는 B 그룹으로 분류했다. C그룹은 가치와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리더형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유 작가와 달리 2022년 대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며 친문 세력을 이 대통령의 '적대적 계층'으로 규정했다.

    송 전 대표는 "제가 친문 세력과 싸우면서 당 대표가 됐다. 제가 당 대표가 되지 않았으면 이재명 후보 탄생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때 친문 세력이 이낙연을 밀려고 조직적으로 대장동 사건을 터뜨렸다. 대장동 사건은 조중동이 터뜨린 것이 아니라 이낙연 쪽이 터뜨려서 확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을 반대했던 저를 반대했던 소위 친문 세력, 누구라고 특정하지는 않겠지만 상당수가 선거운동을 안 했다"며 "이낙연부터 안 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의 발언은 친명 지지층의 인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친명계에서는 당시 대선 때 이 대통령의 낙선 책임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에 있다고 주장해 왔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대선을 앞두고 막판 추경에 선을 그으며 이재명 당시 후보와 엇박자를 냈고 친문계가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불편한 감정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추경 증액 불가' 의사를 밝힌 홍남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행정부 소속의 한 개 부처 책임자"라고 지칭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하지만 4년 만에 나온 공개 지적에 친문 인사들은 발끈하는 모습이다. 고민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가 점쳐지는 송 전 대표를 겨냥해 "스스로를 서울 사람이라 하더니 이번에는 다시 인천이냐"면서 "후배들은 선배들을 보며 배운다. 롤모델의 길을 가시겠나. 반면교사의 대상이 되시겠나"고 반문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도 전날 저녁 페이스북에 "송영길님의 발언은 거짓"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친낙계를 친문계로 잘못 표현한 거 아닌가"라며 친낙계를 소환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다음 날인 6월 4일 '매불쇼'에 나와 "저는 친노(친노무현)·친문"이라며 "2022년 대선에 이재명 후보가 0.73%포인트 차로 석패하지 않았나. 그 중요한 이유가 민주당의 분열이라고 봤다. 그것도 우리 친문이 똘똘 뭉쳐서 안 밀어준 거라고 해서 죄책감에 무지 시달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 의원은 당시 방송에서 "그래서 약간, 저는 빚을 갚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3년 동안 진짜 괴로워 하면서 지냈다"며 "그런데 이제 딱 (당선)되고 나니까 '아 이제 빚 갚았구나.' 이재명 후보 같이 막 순결무구한 건 아니라도 저렇게 훌륭하고 저런 사람이 우리가 0.73%포인트 차로 지게 해서 이렇게 되는구나 그것 때문에"라고 밝혔다.

    이에 방송 진행자인 최욱 씨는 "제가 실제로 2022년 대선 때도 민주당 의원 분들을 방송에서 제가 많이 만났었다. 그때는 이재명 후보를 돕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건 진짜 제가 처음 얘기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어 "느낌이 아니다. 그렇게 언어로도 얘기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지지자들은 최 의원의 과거 발언을 두고 "무슨 친문 친낙을 구분하고 있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라는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또 "윤(尹) 어게인과 문(文) 어게인은 같은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대선 때는 친문이 안 도왔다는 인식이 남아 있고 총선 때는 비명횡사(비명계 공천 불이익)라는 말이 나돌았다"며 "해소되지 않은 감정 싸움이 또 불거지는 데에는 지선을 넘어 차기 당권 경쟁이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 작가와 송 전 대표의 발언 모두 여권 통합에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의 원로 정치인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친문 책임론을 주장한 송 전 대표와 ABC론을 제기한 유 작가를 향해 "단결해야 될 때 불필요한 말들"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박 의원은 "왜 그런 말씀을 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라면서 송 전 대표의 발언을 고 의원이 비판한 데 대해 "선거(대선)가 승리로 끝나면 다 함께 우리가 수고해서 이겼다, 이렇게 가야 통합이 되고 분열이 안 되는 것"이라고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