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정용 김천 감독 선임 유력울산은 스타 출신 공격수 김현석 감독 유력
  • ▲ 전북과 울산이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는 가운데 두 팀 모두 보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전북과 울산이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는 가운데 두 팀 모두 보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K리그1(1부리그)이 감독 '돌려막기'를 시도하고 있다. 

    도전도, 혁신도, 파격도, 새로운 활기도 없다. 거기서 거기. 오직 안정성을 추구하며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또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최근 K리그1 패권을 쥔 두 클럽. '현대가 라이벌' 전북 현대와 울산HD. 두 팀 모두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고, 두 팀 모두 '돌려막기'에 앞장서고 있다. 

    축구계에 따르면 거스 포옛 감독이 떠난 전북은 정정용 김천 상무 감독을, 신태용 감독 사태로 홍역을 치른 울산은 김현석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전혀 새롭지 않은 선택이다. 오히려 K리그1 최고의 클럽들이 위가 아니라 아래를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전북은 2025시즌 우승팀이다. 그런데 다음을 위해,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데려오는 감독이 3위팀 김천의 감독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지 않았다. 

    울산은 더욱 심각하다. 1부리그가 아닌 K리그2(2부리그)에서 감독을 모셔 왔다. 김현석 감독은 울산을 대표하는 스타 공격수 출신이다. 울산 출신이라는 명분이 있지만, 지도자로서는 물음표다. 지난 시즌 전남은 K리그2 준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지 못한 6위에 그쳤다. K리그2 6위에 머문 감독을 '명가 재건'을 외친 울산이 모셔오는 것이다. 

    K리그1 최고의 감독이라 불리는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2부리그에 뺏겼다. 이 감독은 K리그2 수원 삼성 이적이 유력하다. 2부리그 삼수생 수원은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이 감독 영입에 성공했다. 

    이 감독이 떠난 K리그1은 새로운 활기, 새로운 스타 감독을 원하고 있지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K리그1의 대표 클럽들, 대표 부자구단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니, 리그 전체 활력은 떨어진다. 2025시즌 분명 새로운 도전은 리그의 판도를 바꿨다. 유럽 빅리그 출신 포옛 감독 선임이 그것이다. 강등권을 헤매던 전북은 1년 만에 정상의 자리에 복귀했다. 전적으로 감독의 힘이었다. 빅리그 선진 축구의 힘이었다. 

    2026시즌은 이런 도전을 볼 수 없다. 도전 없는 돌려막기에 그치고 있다. 감독 흥행력에 있어서 가장 떨어지는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클럽은 가까스로 2부리그 강등을 피한 제주SK다. 제주는 과거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을 보좌했던 세르히우 코스타 전 한국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그가 K리그1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다. 

    도전 없는 돌려막기는 K리그1에 새로운 스타 감독 탄생을 막고 있다. '제2의 이정효 등장'이 어려운 환경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 과감한 도전으로 실패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더욱 큰 것이다. 안정만 추구하고, 변화를 거부하면 K리그에 다시는 이정효와 같은 감독은 나올 수 없다. 

    K리그1은 외국인 감독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해외 선진 축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배울 자세가 안 됐다. 또 튀는 감독, 개성이 강한 감독을 피하고 있다.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래서 국내 감독으로, 한국 정서로, 한국의 방식으로, 한국의 소통으로 안정적 운영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클럽들은 선수단에는 무조건 실력이 빼어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면서, 감독은 왜 실력이 빼어난 외국인을 피하는 것일까.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 국내파끼리의 경쟁, 서로 잘 알고 있는 지도자들과의 친목 대결. K리그 감독 성장과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모든 감독들이 포옛 감독의 전술을 공부하고 대비했던 열정은 이제 없다. 

    무조건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라는 것이 아니다. 국내 감독 중에서도 돌려막기가 아닌 젊고, 신선하고,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보석들이 있다. 이 반짝이는 원석을 외면한 채 모두가 알고 있는, 익숙한 지도자의 손을 잡았다. 젊은 지도자에게 기회는 없다. 기회를 줄 용기도 없다.  

    2026시즌 K리그1에 스타 감독 탄생은 없다. 스타 감독 탄생이라는 희망의 싹을 잘라버린 리그다. 감독의 흥행과 이슈는 2부리그에 뺏긴 1부리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