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商 : 거래)을 적대시하면, 개인도 나라도 망한다이씨조선이 그랬고, 김씨조선(북한)이 그렇다이재명 정권은?대한민국의 위대한 성취, 무너지는가?
  • ▲ 페터 푹스의 《비즈니스 유전자(Das Business-Gen)》 박규호 옮김
 ⓒ 도서출판 들녘
    ▲ 페터 푹스의 《비즈니스 유전자(Das Business-Gen)》 박규호 옮김 ⓒ 도서출판 들녘
    [편집자 주] 
    한국 학계-출판계-언론계 등 지식인 사회는 지나치게 좌파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좌파 지식인들이 담론을 장악, 한국 사회 전반을 좌경화시키고 있다.

    그런 좌경화에 맞서 싸우는 우파 인터넷신문 뉴데일리는《자유의 파숫꾼》임을 자임하고 있다. ① 자유민주주의 ② 자유시장경제 ③ 자유통일 이라는 사시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창간 20주년을 맞은 뉴데일리는기업이 대한민국이다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그 슬로건에 걸맞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책을 보다》연재가 그것. 매주 한 권의 책을 골라 소개-분석-비평하는 기획이다. 단순 서평 차원을 넘어 반(反)대한민국-반자유민주주의 세력과《담론 투쟁 / 이론투쟁》을 벌여나갈 생각이다.

    여섯번째 책으로 페터 푹스(Peter Fuchs) 《비즈니스 유전자(Das Business-Gen)》가 선정됐다. 필자는 김용철 한국전략포럼 연구위원.《박정희가 옳았다 : 5.16과 10월유신의 정치경제학》의 저자. 이강호란 필명을 사용한다.

    필자는 서울대 사회학과 82학번으로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한차례 복역도 한 운동권 출신. 한때 마르크스-레닌주의자를 자처하며 이른바《사회변혁》이란 이름의 혁명운동에 몸을 담갔던 인물이다. 그는 "박정희야말로 근대화를 이룬 진정한 진보 정치가"라고 그의 저술에서 평했다. 박정희로 상징 되는 독재체제를 뒤집어 엎겠다는 이른바《민주화 운동가》의 진솔하고 용기있는 자기 고백서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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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페터 푹스의 《비즈니스 유전자(Das Business-Gen)》 박규호 옮김
 ⓒ 도서출판 들녘
    ■ 시장은 평화의 해방구
     
    “사람들은 시장을 사랑한다. 
    이들에게 시장의 의미는 물건을 거래하는 곳 이상이다. 
    시장은 남녀가 허물없이 만나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서로 다른 사회 계층이나 문화에 속한 사람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오갈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시장에서 사람들은 타인이나 이방인이 그렇게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시장의 대화는 격식을 따지지 않고 사람들 사이의 유사성을 빨리 알아차리게 해준다. 
    시장은 적대적인 태도를 잠재우는 평화의 해방구다. 
    여기서는 적들도 거래를 한다. 
    상호성과 공명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상업적 거래는 사람, 사회, 국가, 문화 사이에 평화적인 관계가 생겨나고 유지되도록 하는 가장 오랜 수단이다.” 
     
    시장을 저주하는 좌파들은 발끈할 얘기다. 
    《비즈니스 유전자(Das Business-Gen)》(2004, 한국 번역판 2005)의 한 대목이다. 
    저자 페터 푹스(Peter Fuchs 1928~2020)는 독일의 인류학자다. 
    페터 푹스는 40여년간 사하라 일대에서부터 아프리카 곳곳에 이르는 지역 거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연구했다.  
     
    인용 구절은 사하라 사막 남부 사헬 지역의 아프리카 사람들에 대한 관찰이다. 
    그런데 아프리카 사람들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그 관찰을 통해 원시에서부터 이어져온 인간의 본질적 면모가 무엇인지를 살핀다. 
    원시의 발생기적 모습을 갖고 있는 아프리카의 시장을 예로 들어 시장의 의의를 고찰한다. 
    그리고 인간의 가장 중요한 핵심적 특성을《비즈니스 유전자》로 포착한다.  

     
    ■ 지능에 의한 생물학적 특성의 극복 
     
    인간은 생물이며 동물이다. 
    포유동물의 한 종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 같은 생물학적 환원에만 치우치면 인간의 현실적 면모를 오히려 놓치게 된다고 본다. 
    저자는 인간의 핵심 특징은 생물학적인 게 아니라, 지능과 문화를 통한《생물학적 특성의 극복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생물학적 학명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즉 지혜로운(sapiens) 인간(Homo)이다. 

    그런데 여기에 갈림이 있다. 
    사피엔스 즉 지혜로움은 생물적 한계를 넘어서는 함의를 갖는다. 

    “인간의 육체는 생물학적으로 영장류의 포유동물군에 속한다.” 
    하지만 인간은 사피엔스의 존재이기에 “동물에 속하면서도 동시에 속하지 않는 존재의 불일치가 있다. 

    책의 부제는 “인간은 어떻게 진화에서 분리되는가?”라고 묻는다. 
    학명의 사피엔스 자체가 그 답이다. 
     
    “생리학적으로 인간은 능력 면에서 다른 고등포유동물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다. 
    두뇌의 지능과 그에 기초한 문화가 없었다면 호모 사피엔스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문화는 자신의 생물학적 특성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시도다. 
    인간이 지능을 사용한 까닭은 무엇보다도 생물학적 육체라는 주어진 ‘굴레’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였다.” 

    도구의 발명도 그렇다. 
    하지만 저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경제행위라고 지적한다. 
    그리고《경제행위 원칙》의 출발이자 핵심은 바로 《교환》이라고 말한다.  

     
    ■ 처음에 교환이 있었다 
     
    “처음에 교환이 있었다. 
    교환은 참여한 사람들에게 이득을 안겨주었고 그와 함께 경제행위가 시작됐다. 
    오늘날의 모든 경제형태들은 바로 이 출발점에서 시작됐다. 
    《교환》은 상호성과 공명을 뜻한다. 
    동일한 상호질서가 가능하다는 인식은, 인류가 의식적으로 세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게 해준 기본적 발견 중 하나였다.
    《상호성과 공명》을 통해 인간의 문화적 행동이 시작됐다. 
    다시 말해 한 집단 속의 사람들을 서로 묶어주는 관계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성경의 한 구절을 연상케 하는 표현으로 교환이 갖는 의미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교환》은 자아와 타자에 대한 동시자각이라는 상호성을 전제로 한다. 
    상호 공동의 이익을 위한 교환

    이때부터는 확실히 호모 사피엔스라는 호칭이 어울린다. 
    인간은 교환을 선택함으로서 그 면모를 구현했다. 
    그리고 그에 걸맞는 유전자를 갖게 됐다. 
    바로《비즈니스 유전자》다.  

     
    ■ 비즈니스 유전자와 경제의 발명 
     
    교환행위가 재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때, 우리는 그것을 거래라고 부른다. 
    쉬운 말로《장사》다. 
    인간은 장사를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비즈니스 유전자는 말하자면 “장사꾼의 재능”이다. 
    저자의 표현이다. 

    물론 《비즈니스 유전자》는 생물학적 DNA가 아니다. 
    저자는 “일종의 은유적 표현”의 “연구 개념”이라 설명한다. 
    다른 학자의 표현으로 말하자면《대인(對人) 간 지능(interpersonal intelligence)》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그 같은《대인 간 지능》으로서의《비즈니스 유전자》의 역할을 말한다.

    “경제적 관계는 사람이 지닐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감정을 포괄한다. 
    《비즈니스 유전자》를 지닌 사람은《이상적인 비즈니스》가 물건을 사고 파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여기에는 모든 참여자의 내적 공명이 포함되어야 한다.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과 고객의 관계에서부터 국가 간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모두 마찬가지다.”  
     
    이 같은《비즈니스 유전자》의 발현은《경제의 발명》으로 이어진다. 

    “인간이 종으로 살아남아 호모 사피엔스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문화를 만들어내고 자기 자신을 문화적 존재로 가꾸어간 덕택이다. 
    경제의 발명은 문화의 발전과정에서 인간이 내디딘 최초의 발걸음이다.” 

    “간단히 말해 문화적 진화의 시초에 경제행위가 있었다.” 
     
    경제의 본질은 체계화되고 고도화된 교환행위다. 
    거기에는 상호성에 대한 자각, 자기 이익에 대한 타산, 공동 이익의 균형점에 대한 통찰 등 인간의 고도화된 정신활동이 모두 집약돼 있다. 

    거래 행위는 단지 상품의 교환만이 아니라 지식의 소통과 확장에도 기여한다. 
    지식의 확장문화적 진화의 근본 요소 중 하나다. 

    상행위에는 거래언어의 수사(修辭)도 동원된다. 
    수학의 기원이 됐음직한 계산도 빠지지 않는다.
    수메르 문명이 보여주듯 거래 기록의 필요는 문자를 낳았다. 

    《비즈니스 유전자》는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며 호모사피엔스의 빛나는 자랑이다. 
    교환을 할 줄 아는 비즈니스 유전자의 지혜가 문명을 낳았다.  

     
    ■ 자본주의 경제는 부도덕하지 않다 
     
    하지만 부정적 통념도 끈질기다. 
    경제행위와 관련해《다위니즘의 자연선택 법칙》에 빗대어강자만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경제 전략인 것으로 여기는 인식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은 ”실제로는 사이비 유추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그런 통념과는 반대로 경제행위의 도덕성을 주목한다

    “경제적 전략은 결코《자연적》이지 않다. 
    그것은 인간 지능의 발명품이며 문화적 행동방식이기 때문이다.” 

    경제행위는《자유의지》의 소산이다.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 속에는 자신의 강함만을 추구하지 않는 윤리적 통찰이 함께 한다. 
    공동 이익의 균형점에 대한 통찰이다. 
    그래서 저자는 자유의지는《인류의 최고 덕목》이자《인간의 기본권》으로서 강력하게 옹호되어 마땅하다고 단언한다.  
     
    자본주의의 부도덕 운운에 대한 논박도 한다. 

    “자본주의의 경제적 태도는 흔히《부도덕한》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런 평가는 대부분 산업 자본주의의 비판자들이 단순한 이상주의적 세계관을 통해서 전개하는 정치적 논의에 불과하다.” 

    "산업의 자본주의적 발전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노동이《산업의 노예》가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개념이다.”  
     
    저자가 마냥 자본주의를 찬양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불안”의 문제점도 살핀다. 

    그러나 과도한 부정에는 선을 긋고 답한다

    “그것은 산업문화에서의 물질적 생활수준이 다른 문화에서보다 훨씬 높은 탓에 지불해야 하는 대가다.” 

    “인류의 역사에서 대중이 지금과 같이 높은 생활수준을 누린 적은 이제껏 없었다.” 

    저자는 개선의 노력은 항상 필요하지만, 긍정적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 비즈니스를 천시하면 망한다 
     
    이 책은 그 외에도 여러 내용을 다룬다. 
    종교와 돈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살핀다. 
    다른 이야기도 많다. 
    방대하다. 

    하지만 두꺼운 벽돌책은 아니다. 
    에세이식이라 쉽고 재미도 있다. 
    읽고 우리를 살펴보자.  
     
    조선시대는 상행위를 천시하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문화 가 강력하게 이어졌다.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조선말기의 몰락의 역사가 다 보여줬다. 

    사회주의도 본질적으로 상(商)을 적대시했다는 점에서 사농공상과 다르지 않았으며, 당연히 무너졌다. 

    북한이 기아(飢餓)의 나라로 전락한 것도 그 때문이다. 
    반면 대한민국은 그런 과오를 막았기에, 기적적 성취를 이룩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비즈니스 유전자》를 적대시하는 좌익적 행태가 위세를 부리고 있다. 
    실수를 다시 강요당하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 
    상(商)을 적대시하면 개인도 망하고 나라도 망한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성취가 무너지게 할 수는 없다.

  • ▲ 필자 이강호 한국전략포럼 연구위원. ⓒ
    ▲ 필자 이강호 한국전략포럼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