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최불암·나문희·김용건·하정우·김우빈·신민아 등 근조화환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6시 20분…문체부, 금관문화훈장 추서
  • ▲ 故 이순재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공동취재단
    ▲ 故 이순재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공동취재단
    원로 배우 이순재(91)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한 연극·연예·정치계 등 각계각층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순재는 25일 새벽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빈소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 30호실에 차려졌다. 영정사진 속 고인은 서재로 보이는 곳에서 백발을 뒤로 넘긴 말끔한 모습으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빈소 입구에는 최불암·김용건·하정우·서예지·나문희·박해미·임하룡·안재욱·송옥숙·신민아·김우빈·원기준·장나라, 신원호 PD 등 후배들이 보낸 조화들로 빼곡하다. 조문을 받기 시작한 빈소에는 배우 박근형·백일섭·최수종·하희라·이승기·김성환·장용·유동근·김영철·송승헌, 방송인 박경림 등 수많은 후배와 동료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고인이 생전에 절 많이 보살펴주셨고 신세를 많이 졌다. 모두가 존경했던 참된 배우가 아니셨나 싶다. 연세가 드실수록 작품에 대한 열정도 점점 더 뜨거워지셨다. 온 국민이 저와 함께 진정한 연기인, 진정한 국민 배우를 잘 보내드릴 수 있도록 명복을 빌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 故 이순재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공동취재단
    ▲ 故 이순재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공동취재단
    고인의 수의를 준비 중인 박술녀 박술녀한복 원장은 "작년부터 음식을 잘 드시지 않아 사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 올해 초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다고 들었다"며 "5∼6년 전 선생님께서 건강하셨던 때 제 한복을 입으셨던 적이 있다. 유족들이 그 일을 기억해 오늘 논의하게 됐고, 내일 아침 입관식 때 입혀서 보내드릴 것 같다"고 했다.

    배우 겸 가수 이승기는 "선생님께서 살아생전 굉장히 제가 존경하고, 특별한 관계였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을 생각할 때마다 뭉클했는데 그곳에서는 좀 더 편하게 내려놓으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며 "선생님께서 대한민국의 배우로 활동해 주셔서 정말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순재 선생님이 결혼식 주례도 봐주셨고, 영화 '대가족'에 급하게 출연 제의를 받으셨을 때도 '승기가 하는 거면 꼭 해야지'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연기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생각이 나서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며 애도했다.

    이순재 성대모사로 유명했던 코미디언 최병서는 "제가 성대모사를 할 때마다 너무나 좋아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분야를 떠나서 연예계 큰 스승이 돌아가신 것 같다. 큰 별이 져 문화예술계에 타격이 클 것 같다"며 "이제는 연기는 그만하시고 연기 지도만 해주시면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 ▲ 故 이순재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공동취재단
    ▲ 故 이순재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공동취재단
    튀르키예를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SNS에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큰 별, 이순재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국민배우 이순재 선생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한평생 연기에 전념하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품격을 높여 오신 선생님은 연극과 영화, 방송을 넘나들며 우리에게 웃음과 감동, 위로와 용기를 선사해 주셨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선생님께서 남기신 작품과 메시지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전해질 것이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은 예술인이자 국민배우였던 선생님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 선생님의 표정과 목소리가 여전히 생생하다. 선생님, 부디 평안히 쉬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고(故) 이순재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부를 대표해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이순재는 2018년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에 추서된 바 있다.

    한국방송대중예술인단체연합회는 이날 KBS 본관과 별관에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일반 조문객도 방문할 수 있으며, 오는 30일까지 운영한다, 27일 발인식에 맞춰 KBS 별관에서 별도의 영결식을 치르는 방안도 유족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재는 서울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56년 미국 극작가 유진 오닐의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그간 정통 사극부터 드라마, 시트콤, 예능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쳐왔으며 전 연령대를 불문하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6시 20분에 엄수되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상주에는 아내 최희정 씨를 비롯해 두 자녀가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