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항법에 의존한 채 변침 시점 놓쳐 충돌해경 "운항 과실"…관련자 형사 처분 검토
  • ▲ 신안 족도에서 벗어나는 퀸제누비아2호. ⓒ목포해경 제공
    ▲ 신안 족도에서 벗어나는 퀸제누비아2호. ⓒ목포해경 제공
    전남 신안군 장산도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무인도와 충돌해 좌초한 사고는 항해 책임자가 휴대전화에 몰두해 수동 운항 시점을 놓친 데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해경 초기 수사로 확인됐다.

    20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해경은 퀸제누비아2호 주요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에서 협수로 구간 내 자동 운항 전환 탓에 여객선과 무인도 간 충돌이 발생했다.

    당시 항해 책임자는 휴대전화를 보느라 수동 운항이 필요한 구간에서도 자동항법장치에 조종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선박은 변침(방향 전환) 시기를 놓쳤고, 결국 무인도를 향해 그대로 돌진해 선체 절반가량이 걸터앉는 좌초로 이어졌다.

    사고 지점인 장산도 인근 해상은 연안 여객선들의 항로가 빼곡한 협수로로, 평소 자동항법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더욱 주의를 기울여 항해해야 하는 구간이다.

    해경은 명백한 운항 과실이 확인됨에 따라 관련자들을 형사 처분할 방침이다.

    전날 오후 4시 45분 제주를 떠나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로 향하던 퀸제누비아2호는 같은 날 오후 8시 16분 족도 인근에서 선체가 절반가량 섬 위로 올라앉는 좌초 사고를 냈다. 

    충격으로 통증을 호소한 승객 27명은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으며, 모두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