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2일 우면당…선조 이유원 지은 시구를 후대 이동영 노래
  • ▲ 국립국악원 '필운대풍류' 공연 모습.ⓒ국립국악원
    ▲ 국립국악원 '필운대풍류' 공연 모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직무대리 황성운)은 오는 20~22일 우면당에서 풍류극 '필운대풍류'의 네 번째 무대를 올린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필운대는 현재 성수동·홍대와 같이 조선시대부터 예술인들이 모여드는 문화 공간으로 유명했다. 봄이 되면 살구꽃, 매화꽃, 벚꽃 등이 만개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필운대는 사대부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꽃놀이를 즐기며 예술을 향유했던 곳이다.

    '필운대풍류' 공연에서는 실제 필운대에서 가곡모임인 운애산방을 운영한 박효관을 중심으로, 그의 제자 안민영과 음악적 교류를 이어온 사대부 이유원이 등장해 필운대에서의 풍류를 극으로 꾸며 무대 위에 구현했다.

    연출을 맡은 안경모는 조선 후기 중인문화와 서민문화가 수용되던 시대적 특징을 역사적 기록의 왜곡 없이 담아내는 데 공을 들였다. 당시의 음악은 정통적인 정악의 틀을 넘어 현실의 풍경과 개인의 감성을 담고자 하는 진악(眞樂) 사상으로 확대됐다. 

    당시의 분위기를 무대에 구현하기 위해 기록을 바탕으로 풍류의 장에 양반 계층뿐만 아니라 중인, 악공, 세악수(細樂手), 예기(藝妓), 의기(醫妓) 등 다양한 신분의 인물을 등장시켰다. 신분을 뛰어넘는 풍류모임이 발전한 조선 후기의 예술문화를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무대로 채워진다.
  • ▲ 국립국악원 '필운대풍류' 공연 모습.ⓒ국립국악원
    ▲ 국립국악원 '필운대풍류' 공연 모습.ⓒ국립국악원
    이번 공연에서는 음악 구성 역시 가곡(歌曲), 가사(歌詞), 시조(時調)와 같은 정악풍의 음악 뿐 아니라 판소리와 단가, 서도소리, 경기잡가와 같은 민속악풍의 음악까지 영역을 확장해 장르를 넘나드는 풍류음악의 장을 만들었다.

    또, 자연풍광과 함께하는 풍류를 더욱 깊이 있게 표현하기 위해 극적·음악적 요소와 영상을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겸재 정선의 '필운대상춘', '필운상화' 등을 소재로 한 영상과 맑고 청명한 '청성곡'의 울림 등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선사한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에서 활동 중인 이동영 단원은 조선 중기 문신이자 '오성과 한음'의 오성인 이항복의 후손이다. 이항복의 9대손인 이유원 역으로 분해 이유원이 지은 한시인 '아조구거후예심(我祖舊居後裔尋)'을 시창한다. 이건회 정악단 예술감독의 피리독주 상령산 연주와 유지숙 민속악단 예술감독의 서도 소리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건회 국립국악원 정악단 예술감독은 "신분고하를 뛰어넘어 자연과 더불어 예술로 교류하던 선인들의 풍류 시간에 동화되어, 풍류의 정수를 경험할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 국립국악원 '필운대풍류' 포스터.ⓒ국립국악원
    ▲ 국립국악원 '필운대풍류' 포스터.ⓒ국립국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