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사전 협의 전혀 없어…학교 입장과 무관" 선긋기정상수 "모든 책임 지겠다"…비판 여론에 사과
  • ▲ 래퍼 정상수. ⓒ뉴시스
    ▲ 래퍼 정상수. ⓒ뉴시스
    고등학교 축제 무대에 오른 래퍼 정상수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 구호를 외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학교 측은 "사전 협의 없는 개인 발언"이라며 선을 그었고 정상수 씨는 공식 사과했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정상수 씨가 지난달 31일 서울 충암고등학교 축제 무대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는 영상이 퍼지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영상에 따르면 정 씨는 무대 도중 관객으로 보이는 한 학생을 무대 위로 올려 "충암고의 자랑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학생이 "윤석열"이라고 답하자 "나도 그 말을 안 하려고 참았다. 나도 해버리겠다"며 "윤 어게인"을 두 차례 외쳤다. 

    '윤 어게인'은 윤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희망하는 지지자들의 상징적 구호다.

    현장에는 충암고 학생 약 800명과 외부 학교 학생 200여 명 등 1000여 명이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일부 학생들은 환호했지만 주최 측 학생들은 당황해 무대를 떠나는 장면도 포착됐다. 

    해당 축제는 학생회 주도로 기획된 행사로 예상치 못한 정치적 발언에 현장 통제가 일시 혼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커지자 충암고 학생회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발언은 학교 또는 학생회의 입장과 전혀 관련 없다"며 "사전에 요청하거나 협의한 사실도 없다. 정 씨의 개인적 발언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충암고와 학생들을 향한 비난은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학교 측도 "예기치 않은 정치 발언이 행사장에서 나온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정상수 씨 측에 항의했으며 필요 시 법적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초청 래퍼의 돌발 정치 선동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정상수 씨는 비판 여론이 이어지자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상으로 사과했다. 그는 "무대에서 해서는 안 될 정치적 발언을 했다"며 "충암고 선생님들과 교직원, 학생들에게 피해를 끼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정 씨는 과거 케이블채널 Mnet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지만 폭행과 음주운전 등 반복된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