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셀카·위조 신분증…신뢰 쌓고 금전 요구"여보, 꿀~" 연인 행세…6개월간 5억 피해경찰, 캄보디아 범죄 연관성 함께 수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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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재를 사칭한 로맨스 스캠 일당이 보낸 위조 신분증. ⓒJTBC 뉴스룸 캡처
배우 이정재를 사칭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 50대 여성에게 접근해 약 5억 원을 가로챈 사건이 발생했다. 사칭범들은 AI로 만든 가짜 이정재 사진과 엉터리 신분증으로 피해자를 속이고, '오징어 게임3' 촬영 중이라며 친근감을 쌓은 뒤 금전을 요구했다.21일 JTBC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월 경남 밀양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서 한 메시지를 받으면서 시작됐다.발신자는 자신을 배우 이정재라고 밝히며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 연락했다"며 A씨에게 접근했다.사칭범은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 연락하게 됐다"는 말로 A씨에게 접근했다. 출연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3' 촬영 중이라며 친밀감을 형성한 뒤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옮기자고 제안했다. A씨는 "TV 볼 시간조차 없는 사람인데도 (사칭범이) 계속해서 이정재라고 믿어 달라 했다"고 회상했다.사칭범은 자신이 진짜 이정재임을 믿게 만들기 위해 AI로 만든 공항 셀카 사진과 생년월일이 엉망인 위조 신분증까지 보여줬다. 그렇게 사칭범은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쌓은 뒤 '경영진'이라 불리는 또 다른 인물을 등장시키며 본격적인 금전 요구를 시작했다.경영진은 A씨에게 이정재와 직접 만남을 주선해 주겠다며 600만 원을 요구했다. A씨는 처음에는 "돈을 들여 만나고 싶지 않다"고 거절했지만, 사칭범이 "만나면 내가 다 해결해 주겠다"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한번 송금하기 시작하자 요구 금액은 점점 커졌다. 팬 미팅을 위한 VIP 카드 발급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요구했다. 또 이정재가 미국 공항에 억류됐다는 핑계를 대며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을 반복적으로 받아냈다. 사칭범은 A씨와 대화할 때 '여보', '꿀'이라고 부르며 자연스럽게 연인 관계로 발전한 것처럼 속였다.결국 A씨는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지난 6개월간 총 5억 원을 사기당했다. A씨는 "전부 갚아준다고 하니 믿었다"면서도 "진짜 이정재라면 이렇게까지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심정을 전했다.경남 밀양경찰서에서 수사가 시작되자 사칭범은 A씨에게 '자신을 믿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넘겨받기로 한 경남경찰청은 캄보디아 조직과의 연관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로맨스 스캠 일당을 추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