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9월 미국-멕시코 2연전홍명보 감독은 주장 교체, 손흥민 역할 변화 시사"손흥민이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결정적 역할을 해주냐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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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주장 교체와 손흥민 역할 변화를 시사했다.ⓒ연합뉴스 제공
지난 2010년 12월 30일. 한국 축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18세 신성'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시리아와 친선경기였다. 이후 한국 축구는 서서히 '손흥민의 시대'로 들어갔다.유망주 손흥민은 빠르게 대표팀의 중심으로 들어섰고,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3번의 월드컵이 지나갔다. 특히 손흥민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신화 달성에 앞장섰다.또 손흥민은 '위대한 캡틴'이었다. 2018년 9월 대표팀 주장을 맡았고, 지금까지 주장의 품격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장수' 캡틴이라는 타이틀이 따라왔다.A매치에서 데뷔한 후 15년이 흘렀고, 손흥민은 A매치 134경기에 출전해 51골을 넣었다. A매치 출전은 역대 3위다. 차범근과 홍명보(이상 136경기)가 손흥민 앞에 있다. 득점은 역대 2위. 1위는 차범근의 58골이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 역사 그 자체가 됐다. 한국 최다 출전과 최다골은 시간 문제다.지난 15년은 '손흥민의 시대'였다. 언터쳐블이었다. 손흥민의 자리는 그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자리였다. 경쟁자도 대체자도 없었다. 한국의 '절대 에이스'로 군림했다. 캡틴으로서의 리더십 역시 대단했다. 손흥민이 아닌 다른 주장을 상상할 수 조차 없을 정도였다.손흥민은 이제 마지막 월드컵을 기다리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다. 앞으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한국 국가대표 손흥민의 피날레와 같은 무대다.그가 10년을 함께 한 잉글랜드 토트넘을 떠나 미국 LA FC로 이적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월드컵이었다. 마지막 월드컵이 미국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그만큼 손흥민은 마지막 월드컵을 향한 열정, 집념, 희망이 크다.손흥민은 LA 이적이 임박한 시점에서 "나에게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 내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 그런 부분이 가장 컸다. 행복하게 축구할 수 있는 곳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그러나, 천하의 손흥민도 세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일까. 18세에 데뷔해 33세가 된 손흥민. 한국 축구, 한국 축구 대표팀이 '손흥민 시대'와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이런 엄청난 변화를 예고했다. 이를 주도하는 건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이다.한국은 9월 미국 원정을 떠나 미국-멕시코와 2연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 출전할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홍 감독은 주장 교체 및 손흥민 역할 변화를 시사했다. 홍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주장에 관련한 그 부분은 계속 생각하고 있다. 개인을 위해서, 팀을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다. 시작부터 주장을 바꾼다, 안 바꾼다는 결정은 하지 않겠지만, 꾸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장이 변경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다만 그 선택을 지금은 아직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답변이 애매하게 들리실 수 있겠지만, 지금 결정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대표팀 주장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맞이하는 만큼 경험이 있어야 할 것이며, 당연히 리더십도 필요하다. 여러 가지가 필요할 것이다."주장 교체 시그널을 보냈다. 그리고 손흥민의 역할 변화 시그널도 보냈다. 손흥민은 주전 자리가 보장된 거의 유일한 선수, 독보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북중미 월드컵에서 손흥민이 백업 멤버, 후반 교체 카드가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가능성 역시 홍 감독이 제기했다."손흥민이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언제 어떤 순간에 결정적 역할을 해주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줄 거라 본다."홍 감독의 두 발언은 연결이 된다. 주장 교체와 역할 변화. 일반적으로 한 축구팀의 주장은 주전 자리가 보장된 선수가 맡는다.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선수는 캡틴 역할을 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캡틴은 그라운드 안에서 선수들을 지휘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전 자리를 잃으면 캡틴 자리도 잃는다.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즉 손흥민이 주전으로 나설 수 없다면, 주장 자리도 내줘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손흥민 시대'와 이별을 선언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