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과 10년 동행 마무리한 손흥민사우디아라비아 선택한 호날두, 미국 선택한 메시손흥민은 미국 LA 이적 유력
  • ▲ 토트넘과 이별을 선언한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로 미국의 LA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제공
    ▲ 토트넘과 이별을 선언한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로 미국의 LA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제공
    손흥민이 갈림길 앞에 섰다. 그는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의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손흥민은 새로운 무대, 새로운 동기부여, 새로운 도전을 위해 새로운 곳으로 향한다. 유력한 곳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다. 

    33세. 30대가 넘어선 손흥민이다. 전성기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는 나이다. 이런 나이에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유럽을 떠난다는 전제하에 고려할 수 있는 방향은 크게 두 가지. 엄청난 돈을 벌거나,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거나. 

    지난 15여 년간 세계 축구를 양분했던, '신계'에 포함된 유이한 선수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 이 두 명의 '슈퍼스타'가 두 가지 방향의 정석을 보여줬다. 

    30대가 넘었고, 전성기에서 내려온 호날두와 메시. 세기의 라이벌이었던 이들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2023년. 호날두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전격 이적했다. 월드컵 개최 등 축구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위대함을 알리겠다는 모토로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 상징적인 선수가 바로 호날두였다. 호날두 영입에 성공한 후 많은 유럽 스타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문을 두드렸다. '스포츠 워싱'이라는 세계적 비판 속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열풍이 일었다. 

    호날두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한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돈'이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호날두는 알 나스르에서 연봉 2억 유로(3210억원)를 받는다. 압도적인 세계 1위 연봉이다. 

    메시도 유럽을 떠났다. 2023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과 이별했고, 그가 향한 곳은 미국이었다. 축구에 있어서 미지의 땅, 미국이다. 

    풋볼,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등 프로 스포츠의 천국, 세계 최강국 미국이지만 축구는 항상 변두리에 있었다. 이런 미지의 땅을 개척하고자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의 손을 잡았다. 

    메시가 미국에 진출하자, 미국 축구는 그야말로 흥행이 폭발했고,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메시는 미국 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도 축구가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했다.  

    메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호날두보다 더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은 메시에게 무려 연봉 8억 파운드(1조 4725억)를 제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더 놀라운 건 메시가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메시에게는 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었던 것이다. 

    호날두와 메시의 길. 누가 올바른 길로 갔는지 판단할 수 없다. 호날두의 길도, 메시의 길도 모두 의미가 있다. 개인의 선택이다. 그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 

  • ▲ 유럽과 이별을 선언한 메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연합뉴스 제공
    ▲ 유럽과 이별을 선언한 메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연합뉴스 제공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손흥민의 '우상'은 호날두다. 손흥민의 축구 커리어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수다. 손흥민은 호날두와 비슷한 경기 스타일로 '손날두'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데 갈림길에 선 손흥민은 '우상' 호날두의 길을 따라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메시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현지 언론들은 손흥민이 LA 이적을 사실상 확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손흥민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유혹을 받았다. 엄청난 연봉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그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사우디아라비아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음에도,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손흥민에게도 돈보다 더욱 중요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미국이라는 땅에서 그게 보였을 것이다. 메시가 키워놓은 희망에 손흥민이 더욱 큰 불을 지필 수 있다. 미국에는, 특히 LA에는 수많은 한국 교민이 있다. '팬 우선주의'인 손흥민에게는 새로운 동기부여, 새로운 자격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 '월드컵'이다. 2026 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마침, 월드컵이 열리는 대륙이 미국을 포함한 북중미다. 미국에 진출한다면 월드컵을 위한 현지 적응은 전혀 필요가 없게 된다. 손흥민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손흥민은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 내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 그런 부분이 가장 컸다. 행복하게 축구할 수 있는 곳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 이라면. 미국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이다.  

    미지의 땅 미국, 그리고 마지막 염원 월드컵. 손흥민이 가려는 길은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이 길이 훗날 손흥민을 우상으로 생각하는 많은 후배들이 따라갈 수 있는 넓은 길이 되기를 바란다. 손흥민이기에 기대감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