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갈라' 5~6일 LG아트센터서 4회 진행…최유희·전준혁 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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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영국 로열 발레 '더 퍼스트 갈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케빈 오헤어 예술감독·프린시펄 바딤 문타기로프·후미 가네코, 퍼스트 솔로이스트 최유희·전준혁.ⓒLG아트센터
"한국은 로열 발레에게 중요한 나라 중 하나다. 해외 투어는 1년에 딱 한 번 하기도 하고 흔치 않은 기회로, 지난 2년간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런던에서만 공연했다. 올해는 시즌 막바지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게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영국 왕립발레단 로열 발레가 오는 5~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더 퍼스트 갈라'를 펼친다. 로열 발레가 한국을 찾은 것은 1978년 '백조의 호수', '1995년 '지젤', 2005년 '신데렐라&마농' 공연 이후 20년 만이다. 주무대인 영국 코벤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 외에 이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은 한국과 이탈리아가 유일하다.2012년부터 로열 발레를 이끌고 있는 케빈 오헤어(60) 예술감독은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년 만의 공연에서 한국 무용수들이 모국에서 공연을 할 수 있어 기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오늘날의 로열 발레를 보여주고자 한다. '더 퍼스트 갈라'는 단체의 대표작을 한 데 아우르는 일종의 스냅샷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1931년 '빅 웰스 발레'로 시작한 로열 발레는 '영국 발레의 어머니'라 불리는 니네트 드 발루아(1898~2001)가 창단했다. 1946년 국가의 지원을 받는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상주단체가 됐으며, 1956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로열(Royal)'이라는 칭호를 받았다.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등 다른 명문 발레단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프레더릭 애슈턴(1904~1988)·케네스 맥밀런(1932~1989)·웨인 맥그리거·크리스토퍼 휠든 등 세계적인 안무가들과 함께했으며, 마고 폰테인(1919~1991·루돌프 누레예프(1938~1993)·모이라 시어러(1926~2006) 등 스타 무용수들을 배출했다. -
- ▲ 영국 로열 발레 '더 퍼스트 갈라'에서 선보일 '아네모이' 공연 사진.ⓒLG아트센터
오헤어는 세계 최정상 발레단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초반에 루돌프 누레예프와 마고 폰테인의 무대를 선보이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며 "특별한 점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다국적 무용수들이 활동하는 단체라는 것이다. 모든 무용수들이 끈기와 인내심으로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발레단을 이끈다"고 설명했다.'더 퍼스트 갈라'는 고전 드라마 발레부터 컨템퍼러리, 초연작까지 10여 편을 구성했다. 고전 작품 '지젤'과 '돈키호테'를 비롯해 애슈턴의 '백조의 호수',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뮤지컬과 발레의 경계를 넘나드는 휠든의 '애프터 더 레인'을 만날 수 있다. 로열 발레의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활약 중인 조슈아 융커의 신작 '스펠스'가 세계 초연된다. 예정했던 맥그리거의 '전크로마'는 출연 무용수의 부상으로 취소됐다.오헤어 예술감독은 "발레단을 만든 니네트 드 발루아는 '과거를 존중하고 미래를 기대하되 현재에 집중하라'는 말을 남겼는데, 우리 삶에 있어서도 중요한 원칙이 되는 것 같다"며 "이번 갈라 공연은 로열 발레의 정수와 실험성, 예술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로열 발레는 △프린시펄(수석) △프린시펄 캐릭터 아티스트 △퍼스트 솔로이스트 △솔로이스트 △퍼스트 아티스트 △아티스트 총 여섯 등급으로 무용수를 구분한다. 공연에는 세자르 코랄레스·료이치 히라노·프란체스카 헤이워드·후미 가네코·바딤 문타기로프, 나탈리아 오시포바 등 수석무용수 9명을 포함해 22명이 출연한다. -
- ▲ 2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영국 로열 발레 '더 퍼스트 갈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퍼스트 솔로이스트 최유희와 전준혁.ⓒLG아트센터
2003년 한국인 최초로 입단한 최유희(퍼스트 솔리이스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 제안을 고사하고 로열 발레에 입단한 전준혁(퍼스트 솔리이스트), 2023년 퍼스트 아티스트로 승급한 김보민, 2017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우승자 박한나(아티스트) 등 한국인 무용수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최유희는1984년 일본 후쿠오카 현 고쿠라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4세로, 영국에서 활동해 왔다. 그의 남편은 로열 발레의 수석 무용수였던 너헤미야 키쉬다. 이날 간담회에서 "둘째 딸을 출산하고 한국 투어로 복귀해서 더욱 특별하다"면서 "저와 같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엄마도 활동할 수 있게 환영하는 케빈의 정책도 와닿는다"고 발레단을 높이 평가했다.전준혁(27)은 2013년 전액 장학생으로 로열 발레 스쿨에 입학했으며, 2016년 유스아메리카 그랑프리 대상을 받았다. 2018년 졸업생 중에서만 단원을 선발하는 로열 발레에 한국인 남성 최초로 입단했다. 이후 퍼스트 아티스트(2022)와 솔로이스트(2023)을 거쳐 지난해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승급했다.전준혁은 "훌륭하고 멋진 동료들과 같이 일하고 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가끔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퍼스트 솔로이스트가 된 뒤 마음의 짐이 덜어져서 춤을 더 즐겁게 바라보게 됐다. 몸 상태에 맞는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월급도 올라서 좋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