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t 고폭탄두 탑재, 무게만 13t…지하 60m까지 뚫고 들어가 정밀타격 가능폭탄 탑재·투하 유일 수단은 B-2 폭격기…이스라엘은 벙커버스터도, B-2도 없어'고농축 우라늄 보관' 포르도 핵시설, 산악 암반 지하 최대 90m의 '지하 핵 요새'트럼프, 국제적 반발-이란 핵 협상 포기-군사분쟁 야기·개입 않겠다는 원칙 저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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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공개된 벙커버스터 'GBU-57'. 미 공군 제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이란 핵시설 타격을 목표로 한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여부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는 '벙커버스터 GBU(Guided Bomb Unit, 유도폭탄)-57'은 지하시설을 초토화하기 위한 용도로 미국에서 개발한 초강력폭탄이다.17일(현지시각) 더힐과 AP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문자 그대로 '벙커 파괴용 무기'라는 뜻의 벙커버스터는 지표면 아래 깊숙이 파고 들어간 뒤 폭발하도록 설계된 공중 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MOP, Massive Ordnance Penetrator)을 통칭한다.'GBU-57'은 현재 공개된 벙커버스터 중 최신식으로, 2.6t의 고폭탄두를 탑재하고 있다. 전작 'BLU-109'보다 10배 더 강력한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미 공군은 소개한다.이 폭탄의 탄두 케이스는 특수 고성능 강철 합금으로 제작돼 이 폭탄을 연속으로 투하할 경우 폭발 때마다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다고 AP는 부연했다.'BLU-109'는 지난해 이스라엘군의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제거' 작전 당시 100여개가 공습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무기다. 약 2m 두께의 콘크리트 벽도 뚫을 수 있는 성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GBU-57'은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으로 개발돼 더 정밀한 폭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군 당국의 평가다.지하 60m 안팎(200ft)까지 뚫고 들어가 벙커와 터널 등을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다고 더힐은 부연했다.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보고서에 의하면 GBU-57은 61m 깊이까지 관통할 수 있다. 보고서는 GBU-57/B가 핵시설을 관통할 가능성을 높이려면 같은 조준점에 여러 차례 충격을 가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전 미 공군 대령이자 CNN 군사 분석가인 세드릭 레이튼 역시 "반복적인 타격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워존(The Warzone)'은 MOP에 대해 "북한, 이란, 러시아, 중국 등 산악지대에 깊이 매설된 고도로 요새화한 목표물을 궤멸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보도했다.20.5ft(약 6.2m) 길이의 'GBU-57'은 3만파운드(약 13.6t)에 달하는 무게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로만 운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론상으로는 'GBU-57' 무게를 견딜 수 있는 모든 폭격기에 탑재될 수 있으나, 현재 미군은 B-2 스텔스 폭격기로만 이 폭탄을 싣고 투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했다고 한다.앞서 미 공군은 B-2에 'GBU-57' 벙커버스터 2발을 탑재해 성공적으로 시험 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원래 B-2 제원상 최대 탑재 무게는 4만파운드(약 18.1t)지만, 시험비행 당시에는 27t에 육박하는 폭탄을 실었다는 뜻이다.B-2는 연료 보충 없이 7000마일(약 1만1000㎞)을 비행할 수 있다. 연료를 한 번 보충할 경우 비행가능 거리는 1만1500 마일(1만8500㎞)까지 늘어난다. 전세계 대부분 지역에 몇 시간 내 도달할 수 있는 셈이다. 1대당 제조가격은 3조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
- ▲ 막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이란 포르도 핵시설의 위성사진. 200104 AP/뉴시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이번 분쟁에 미국이 직접 개입할지를 논의했다.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GBU-57'을 이스라엘에 지원할지를 고민 중이라는 보도를 내놨다.이란의 산악 지역 포르도의 지하 깊숙이 건설된 핵시설을 지상 작전 없이 파괴하려면 미국의 초대형 벙커버스터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포르도 핵시설은 이란의 3대 핵시설로, 북부의 콤 지역 인근 산속 깊이 매설돼 있다. 정확한 깊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80~90m로 추정되며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 보호를 받고 있다.무엇보다 이 시설에는 고농도 농축 우라늄이 대량으로 보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탄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핵시설로, 최대 3000개의 원심분리기를 수용할 수 있다.2023년 3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포르도에서 83.7% 순도로 농축된 우라늄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농축도인 90%에 근접한 수치다.이곳은 2009년경부터 미국 등에 알려진 곳으로, 이곳의 핵물질로 단 3주 만에 핵탄두 9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CNN 인터뷰에서 "하늘에서 폭탄 한 발로 포르도 핵시설을 제거하려면 그 폭탄을 보유한 나라는 전세계에서 미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벙커버스터도, B-2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를 제공할지는 미지수다. 벙커버스터는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핵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또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의 주권에 대한 불법적 공격에 가담했다는 국제적 반발이 나올 수도 있다.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벙커버스터 사용을 승인하는 경우 집권 2기 이후 강조해온 이란과의 핵 협상은 완전히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기간 미국이 전쟁이나 대규모 군사분쟁을 일으키거나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했으나, 이 같은 원칙도 버리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