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서 2025 한화클래식 '마법사의 불꽃'아마릴리스 앙상블,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과 내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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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오른쪽)과 아마릴리스 앙상블을 이끄는 엘로이즈 가이야르 예술감독.ⓒ한화클래식
고음악의 정수를 담은 공연 '한화클래식 2025'가 6일과 8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2013년부터 한화그룹이 기획·주최한 한화클래식은 바로크와 르네상스 시대의 원전 해석에 기반한 고음악 단체·음악가들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지휘자 헬무트 릴링·조르디 사발, 소프라노 율리아 레즈네바, 조반니 안토니니가 이끄는 고음악 앙상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한국을 찾았다.올해 한화클래식은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55)과 프랑스 고음악 단체 아마릴리스 앙상블을 초청해 프로그램 '마법사의 불꽃'을 선보인다. 이들 모두 첫 내한이다. 공연은 샤르팡티에·라모·마레·륄리·르클레르 등 17~18세기 프랑스 바로크 음악가들의 작품을 엮어 1인극 오페라 형식으로 재구성했으며, 신화 속 사랑과 배신·복수의 강렬한 이야기를 다룬다.아마릴리스 앙상블의 예술감독 엘로이즈 가이야르(53)는 프티봉과 파리 고등 음악원 재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30년이 넘는 우정을 쌓아오고 있다. 그는 "바로크 음악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대비다. 프티봉의 큰 장점은 희극과 비극을 오가는 연기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작품에서 한 소프라노가 고음과 저음을 오가면서 완벽하게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은 프티봉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음악의 특성은 질러대는 방식이 아니라 조곤조곤하게 말하면서 노래한다." 프티봉은 넓은 음역대와 뛰어난 기교로 호평받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다.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2001·2003년 프랑스의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 '빅투아르 드 라 뮈지크'에서 최고 성악가로 선정됐다. 프티봉은 이번 공연에서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메데이아와 키르케 두 마녀를 연기한다.메데이아는 자신의 사랑과 헌신을 배신한 남편 이아손을 향한 증오를 터뜨리며 둘 사이의 자식들을 죽인다. 메데이아의 이모 키르케는 바다의 신 글라우코스를 사랑했지만 요정 스칼라에게 글라우코스를 뺏기자 복수의 화신이 돼 스킬라를 반인반수의 괴물로 변하게 했다가 결국 바위로 만들어 버린다. -
- ▲ 프랑스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오른쪽)과 아마릴리스 앙상블을 이끄는 엘로이즈 가이야르 예술감독.ⓒ한화클래식
프티봉은 "아주 못된 여성 캐릭터가 다 응집돼 있는 작품이다. 정말 2년 동안 공을 많이 들였다"며 "고음악은 일종의 옷감 같은 존재다. 똑같은 옷감이라도 누구에게 가느냐에 따라서 모양이 변하듯이, 노래가 어떻게 불리느냐에 따라서 고음악이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음악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밝혔다.이어 "고음악계의 대부 니콜라스 아르농쿠르(1929~2016)가 '모차르트를 부를 땐 악보를 그대로 따르지 말고 바닷가에서 서핑하는 느낌으로 하라'고 조언하셨다. 생각 자체를 과거에 가두지 말라는 뜻이다. 고음악이지만 동시대의 진보적인 느낌으로 노래하려고 노력한다. 관객들도 그런 부분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아마릴리스 앙상블은 플루티스트·오보이스트·리코디스트인 엘로이즈 가이야르가 1994년 창단했다. 유럽 바로크 음악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탐구하며,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미발표된 작품들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재즈와 현대 음악을 비롯해 연극·무용 등 다른 예술장르와 협업하기도 한다. 가이야르는 2018년 음악적 공헌을 인정받아 프랑스 국가 공로훈장 기사 작위를 받았다.그는 '아마릴리스'라는 이름에 대해 "서양 고대 시에 등장하는 목동으로, 여러 바로크 시대 작곡가에게 영감을 줬다. 우리 악단이 처음 음반을 녹음할 때 이탈리아 작곡가 줄리오 카치니(1551~1618)의 '아마릴리, 내 사랑'을 연주했다. 아마릴리스는 꽃의 이름이기도 하다. 한 줄기에서 여러 송이가 피어나는 꽃이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탁월한 연주력을 지닌 단원이 함께하면 하나의 음악으로 어우러진다"고 설명했다.한화그룹은 제70회 현충일에 열리는 6일 공연에 국가유공자·보훈 가족 200여 명을 초청한다. 공연 당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고음악연구소의 연구 교수로 재직했던 정경영 한양대학교 교수의 사전 해설과 프로그램북 무료 제공을 통해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