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전북 5연패에 이어 울산 3연패'현대가' 두 팀의 독주 8년 동안 이어져, 올 시즌 대전의 돌풍1위 대전·2위 전북·3위 울산, 치열한 3강 구도 만들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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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1에 3강 구도가 자리를 잡았다. 1위 대전, 2위 전북, 3위 울산이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어우전'이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어차피 우승은 전북 현대'라는 의미다. 이 말은 유행처럼 퍼져 K리그를 넘어 다른 분야에서도 확실한 1위가 있을 때 사용되는 대명사가 됐다.그 본격적인 시작은 2017년이었다. 전북이 K리그1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21년까지 K리그 최초로 '5연패'를 달성했다. 전북의 적수는 없었다. 유일한 대항마였던 울산HD는 결정적 순간에 무너졌다.2022년 전북의 왕조가 막을 내렸다. 전북 왕조 세력의 노쇠화, 그리고 시행착오. 대항마로 내공을 쌓은 울산이 전북을 잡고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리고 K리그1에는 '어우울'이 등장했다. '어차피 우승은 울산'이었다. 울산은 2022년 우승을 차지한 후 2024년까지 3연패를 달성했다.그리고 시작된 2025년. 지난 9년 동안 K리그1을 지배했던 '어우전', '어우울'과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울산 왕조 역시 전북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 핵심 멤버들의 노쇠화와 젊은 자원들로 리빌딩. 그리고 시행착오. '어우울'은 2025년 사라졌다. 울산은 시즌 초반부터 흔들였다.울산과 전북. '현대가'가 주춤한 사이 혜성처럼 등장한 팀이 바로 대전하나시티즌이다. 올 시즌 시작과 함께 리그 1위를 질주한 팀이다. 대전은 구단 창단 후 첫 우승을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그런데 지난 9년 동안 K리그1을 군림했던 '현대가'는 대전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았다. 거스 포옛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전북은 과거와는 다른 색깔로 리그에서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전북 왕조의 화려한 모습은 아니지만 끈끈하고 단단한 모습을 드러내며 전북 왕조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시즌 내내 1위를 지키던 대전을 올 시즌 처음으로 2위로 끌어내린 팀이 바로 전북이었다. 전북은 지난 23일 K리그1 15라운드에서 제주SK와 0-0으로 비기면서 11경기 연속 무패 행진(7승 4무)을 달렸다. 승점 29점을 쌓은 전북은 승점 28점의 대전을 제치고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처음 벌어진 현상이다.대전도 가만있지 않았다. 다음 날 열린 데구FC와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승점 31점을 수확했다. 대전은 하루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하루 사이에 1위와 2위 자리가 바뀌는 짜릿한 순간이 K리그1에서 일어난 것이다.여기에 '디펜딩 챔피언' 울산이 초반 부진을 반전시키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울산은 K리그1 15라운드에서 김천 상무를 상대로 극적인 3-2 역전승을 일궈냈다. 울산의 승점은 28점. 대전과 전북에 턱밑까지 추격했다.그래서 지금 K리그1은 '3강 체제'다. 대전, 전북, 그리고 울산이다. 지난 9년 동안 K리그1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구도다. '현대가' 2강 체제로 굳어졌던 K리그1에 새로운 치열한 우승 경쟁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우승이 쉽게 예상되는 리그는 흥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00% 동의할 수 없는 말이지만, 그럼에도 올 시즌은 이런 일말의 우려마저도 말끔히 씻어낼 수 있게 됐다.이런 새로운 3강 구도는, 역시나 '돈'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프로 스포츠는 돈으로 말하고, 돈으로 행동한다. 전북의 독주 시대. 가장 큰 이유는 전북이 가장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이런 적극적 투자 흐름에 대전이 뛰어든 것이다. 대전은 전북, 울산에 버금가는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투자 의지가 결과로 나오고 있는 셈이다. 당연한 결과다.올 시즌 우승은 '안갯속'이다.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 울산, 왕조의 부활 전북. 그리고 돌풍의 대전. 9년 만에 등장한 신선한 우승 경쟁에 K리그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즌 전 우승후보로 꼽힌 K리그 최고 흥행 클럽인 FC서울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리그 8위로 밀려나 있다.하지만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아있고 시즌은 길다. 서울이 상승세를 타면서 우승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렇게 된다면 K리그는 더욱 치열한 바람으로 뜨거워질 것이다. 역대급 시즌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