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층 81% "한덕수와 단일화 해야" "뭉쳐야 산다"는 기류에 김문수 유리한 구도한동훈, 계엄서 자유롭지만 빅텐트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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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 진출을 확정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탄핵 반대와 찬성 양 극단에 있는 김문수·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단일화를 통한 빅텐트 구성 가능성이 최종 후보를 결정지을 변수로 떠올랐다.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저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당원과 지지자들은 본선에서 이길 후보라고 판단되는 인물에게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될 것이란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하지만 당원과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단일 후보만으로 이 후보를 상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만큼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비롯해 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인사를 아우르는 빅텐트 구성 가능성이 이번 결선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국민의힘 지지층이 한 대행과의 단일화 필요성에 압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 의뢰로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 대행과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응답이 81.2%였다. '하지 말아야 하다'는 응답은 13.9%에 그쳤다.김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일찌감치 '김덕수'(김문수+한덕수)를 자처했다.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결국 김 후보가 한 대행과의 단일화 의지를 내세우며 빅텐트 프레임을 선점한 결과 이 후보와의 대결을 펼쳐야 하는 본선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빅텐트가 필수적이라고 여기는 표심을 대거 흡수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전문가들도 현재 구도에서는 김 후보가 조금 더 승산이 있다고 분석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는 경선 내내 한 대행과 함께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당원들 입장에서는 결국 본선에서 이길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게 되기에 현재 구도에서는 한 대행과 단일화를 확실히 이뤄낼 수 있는 후보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한 후보도 한 대행과의 단일화와 빅텐트 구성 가능성을 아예 차단한 것은 아니지만 김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가 본선 후보가 돼야 하고 경선 중에 단일화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그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저는 후보가 되면 누구와도 대화할 것이고 힘을 합칠 것"이라면서도 "지금 국민의힘의 중요한 경선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당원도 아니고 출마 선언을 하지도 않은 사람과의 단일화를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건 경선의 힘을 빼 버리는 것"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한 대행과의 단일화와 빅텐트 구성은 국민의힘 경선 이후에 논의해보겠다는 심산이다.일각에서는 한 후보의 빅텐트 구성 자체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 후보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추후 단일화가 불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데다 한 후보의 약점 중 하나인 '원내 장악력'이 끝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현재 한 후보 캠프엔 현역 의원들이 대거 합류했지만 참신한 인물 보단 기존 초·재선 의원들이 대다수인 친한계 의원들이 주축이다. 국민의힘 4강 경선 후에도 한 후보는 탈락한 후보들의 지지세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결선 진출에서 고배를 마신 홍준표 후보 캠프에 있던 무게감 있는 인물들은 한 후보가 아닌 김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탕평·포용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통상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이후 당선자는 경쟁 상대의 측근을 기용하며 통합 이미지를 부각한다. '윈-윈' 전략 차원이지만 한 후보는 당대표 선거 이후 자기 사람 꽂기에 치중했다는 평가가 많다.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의 정책위의장 사퇴가 대표적이다. 친윤(친윤석열)계인 정 의원은 당시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었는데 한 후보는 당대표 취임 후 정 의원 유임 대신 교체를 선택했다.다만 한 후보가 빅텐트론을 둘러싸고 보폭을 넓히는 게 제한적이더라도 민주당의 내란·계엄 프레임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있다는 강점은 분명해 보인다.한 후보는 비상계엄 해제에 앞장서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대표적인 '찬탄' 후보다. 이에 대선 국면에서 탄핵 심판론, 계엄 심판론이 쟁점으로 떠오르면 정면 돌파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이어 '이재명은 싫지만 계엄은 안 된다'는 중도층의 표심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1대1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9.6%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