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선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출범식 시대정신 영상서 DJ-盧 등장, 文은 빠져친명계 속내 무의식중 드러났다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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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가 당대표를 맡고 있던 지난 1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야심 차게 출범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의 출범 영상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빠졌다. 민주당이 배출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이 후보의 모습이 등장하자 정치권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의 속내가 무의식중에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성장과 통합'은 전날 국회도서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출범식에서는 이들이 준비한 영상이 재생됐다. 정책 메시지와 시대정신과 관련한 영상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해당 영상은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이 담겼고 이후에는 이 후보의 정책 브랜드인 '먹사니즘'으로 전환됐다.영상에서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 후보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김대중의 이름으로 평화 통일의 나라로'라는 문구와 함께 김 전 대통령이 등장했고, '노무현의 이름으로 정의로운 나라로'라는 문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이 등장했다.두 전직 대통령 다음으로 등장한 것은 민주당이 배출한 또 다른 대통령인 문 전 대통령이 아닌 이 후보였다. '주권자의 이름으로 성장과 통합의 나라로'라는 문구와 함께 이 후보의 사진이 재생됐다.이를 두고 이번 대선에 나서는 이 후보의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의 과거 정책과 선을 긋겠다는 점을 대선 정책 기구를 통해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이 후보와 가까운 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나 탈원전 정책 등 선을 그어야 할 이념 정책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영상이 의도적으로 문 전 대통령을 뺐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점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실제로 이 후보와 문 전 대통령의 관계는 가깝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평가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 경선에서 약체 후보로 꼽힌 이 후보는 문 전 대통령을 사정없이 몰아쳤다.문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에는 이 후보를 향한 홀대 논란도 계속됐다. 2018년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불린 전해철 전 의원이 이 후보를 향해 혜경궁 김 씨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해 문 전 대통령은 북한을 방문하면서 경기도지사 신분인 이 후보를 빼놨다. 북한과 접경지인 경기도의 수장을 방북 사절단에서 제외한 것이다.2022년 대선 패배 원인을 두고는 문 전 대통령 책임론이 나오기도 했다. 문 정부가 대선 직전 이 후보가 요구했던 추가경정예산을 가로막았다는 것이다.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문 전 대통령만 쏙 빼놓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어느 정부에나 공과가 있듯이 결국 문재인 정부의 부채도 민주당이 모두 계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문 정부에서 일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결국 대선은 원팀이 돼야 승리할 수 있는데 본선 전까지 이런 점을 모두 치유해야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며 "서로 한 발짝 더 다가가 힘을 모으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