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 불참하지만 대선 출마 가능성 여전韓 대행, 주변에 대선 출마 여부 조언 구해다음 주 한미 무역 협상 … 대선 출마 '모멘텀'韓-트럼프 정상회담 추진 가능성도 열려 있어
  •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일 광주 서구 기아오토랜드 광주공장에서 자동차산업 현장 시찰을 하며 보스턴 다이나믹스 로봇개 '스팟' 시연을 보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욱 현대차·기아 부사장, 최준영 기아 사장, 한 권한대행, 이항수 현대차·기아 부사장.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025.04.15. ⓒ뉴시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일 광주 서구 기아오토랜드 광주공장에서 자동차산업 현장 시찰을 하며 보스턴 다이나믹스 로봇개 '스팟' 시연을 보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욱 현대차·기아 부사장, 최준영 기아 사장, 한 권한대행, 이항수 현대차·기아 부사장.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025.04.15.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여부가 다음 주로 예정된 한미 무역 협상 성과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역 협상 성과에 따라 한 대행의 입지가 훨씬 더 두터워지고, 이를 기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신뢰가 쌓여 정상회담까지 이뤄지면 선거판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덕수 차출론'을 두고 국민의힘은 15일 "한 대행은 국민의힘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 협상을 성공적으로 끌어낸다면 대선 출마 '모멘텀'으로 작용해 대선 출마의 관문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대행 측근에 따르면, 한 대행은 현재 가까운 주변 인사들과 접촉해 대선 출마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한 대행은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지만, 정가와 지인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와의 무역 협상이 출마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대행의 한 지인은 뉴데일리와 만나 "만약 한 대행이 트럼프와의 관세 전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낸다면 단순히 국정 성과를 넘어 통치권자로서의 정치적 리더십을 한방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적 지지도에도 엄청난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고 한 총리 본인도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개별 국가들과 상호관세 협상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가장 먼저 동맹국들과의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한국과 다음 주 무역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이날 TV 인터뷰에서 "지난주 베트남, 수요일 일본, 다음 주 한국과의 협상이 예정돼 있다"며 "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먼저 움직이는 국가가 이점이 있을 것"이라며 "보통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하는 측이 최고의 합의를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비상 계엄 사태 후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마지막 소명'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한 대행은 경제부총리는 물론 통상교섭본부장과 한국무역협회장, 주미 대사에 이어 두 차례 총리까지 역임하며 자타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통상 전문가다. 

    그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제 미국 정부와 본격적인 협상의 시간에 돌입했다"며 "그간 통상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네트워크 등을 십분 활용해 국무위원들과 함께 저에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이 사실상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과 공직자로서의 마지막 소명을 의미하는 것일 뿐 대선 불출마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동시에 나왔다.
  •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025.04.08. ⓒ뉴시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025.04.08. ⓒ뉴시스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실제로 대통령 출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처럼 섣불리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순식간에 포기하는 상황을 맞을 경우 인생 전체에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가 원수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결정을 짓더라도 마지막 데드라인이 돼야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에서 한 대행의 결심을 좌우할 중대 변수가 바로 '한미 무역협상'이라고 지인들은 전망했다. 

    주변에서는 한 대행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면 곧바로 트럼프와의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한 대행은 15일 기아 광주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을 방문해 "미국의 관세 정책에 어떠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조선, 무역균형, 에너지 등 3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이러한 협력을 기초로 자동차 산업과 부품 산업, 철강·알루미늄 산업 등 높은 관세를 받고 있는 산업의 충격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경제안보전략 테스크포스(TF) 회의에서는 "필요한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을 통해 해결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을 어떻게 진행해 갈 것인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매우 만족해하면서 '한국·일본·인도 등 3국과는 즉각 협상을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 같다"고 전했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세계 무역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대통령 탄핵으로 정상 외교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대행이 대선 전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추진한다고 해도 더불어민주당에서 반대할 명분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대행이 국익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는데 민주당이 '만나지 말라'고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관세 전쟁은 시급한 외교 타협 대상이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반대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동맹국인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고 만족할 만한 '과실'을 챙길 경우 한 대행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선물' 차원에서라도 한 대행과의 만남을 거부할 까닭이 없을 것이라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행이 트럼프를 만나 무역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다면 현재 한 자릿수인 지지율이 급상승할 것"이라며 "민주당도 대통령 대행이 국익을 위해 움직이겠다는데 반대할 명분이 적고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에 큰 선물을 안겨준다면 한 대행이 이재명에 맞설 가장 강력한 카드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경우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선을 통해 선출된 국민의힘 후보가 컨벤션효과를 통해 지지율에서 이재명 후보와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한 대행의 입지가 넓지 않을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한 대행이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성공을 기치로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개헌을 연대로 한 '빅텐트론'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