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초선 "한덕수 탄핵 추진" … 당내서 "尹 키워준 것 잊었나" 우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한 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2인을 추천한 것에 불만을 품고 또다시 탄핵을 거론한 것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9일 성명서를 내고 한 대행 탄핵을 주장했다. 

이들은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만일 철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내란수괴 아바타' 한 총리의 탄핵을 추진하겠다"면서 "차순위 대통령 권한대행인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도 함께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초'는 두 사람과 더불어 심우정 검찰총장의 탄핵도 주장했다. 

이들은 한 대행의 탄핵 사유로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꼽았다. 

한 대행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 법제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서울대 법학과 동기다. 함 판사는 과거 드루킹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더민초는 "한 대행은 국민의 뜻이 아니라 여전히 내란 세력의 뜻을 따르고 있다"며 "마치 내란수괴의 지령이라도 받은 듯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월권을 저지르며 국정 혼란을 가중시킨 것이 바로 그 증거"라고 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한 대행에 대한 탄핵 주장을 내놓으면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민주당 지도부도 고민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찬대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도부 내에서도 한 대행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에 대해 긍정적인 인물로 꼽힌다. 

하지만 당내에선 굳이 한 대행을 탄핵해 체급을 키워줄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 정국에서 한 대행을 대선 주자로 분류하며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매를 들어 키워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강경 일변도로 몰아붙이다 대통령을 만들어준 전례가 바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는 점도 회자된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대립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윤 전 대통령이 대선 주자로 주가를 올리는 데 추 전 장관의 기여가 크다는 것을 빗대 그를 '보수의 어머니'라고 비꼬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대선 레이스가 이제 시작됐는데 지금 한 대행을 탄핵하면 그 역풍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한 대행을 피해자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는 탄핵을 할 이유가 없다. 윤석열이 어떻게 대통령 됐는지 벌써 잊었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