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사퇴하자마자 치적 부각尹 정부 인사 '줄탄핵'도 성과에 포함 "이재명, 재판 받으러 다닌 것만 기억나"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9일 이재명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나자 기다렸다는 듯 그의 성과를 발표했다. 당내 경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 전 대표의 치적을 부각시키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기류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전 대표의 재임 기간 성과를 30개 항목으로 분류해 총 205개를 공개했다. 먼저 이 전 대표 1기 체제(2022년 7월~2024년 7월) 성과로 당원권 대폭 강화, 헌정사 최초 총선 야당 과반 압승, 민생경제 위기 대응책 마련 등 1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중 '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공권력 남용에 대한 대응' 항목에는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및 탄핵소추안을 추진한 것이 포함됐다. 괴담 유포의 근원지로 꼽힌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중단 국민 행진'도 이 항목에 들어갔다.

    이 전 대표 2기 체제(2024년 8월~2025년 3월) 성과도 1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불법 비상계엄으로 인한 내란 종식 및 국정 안정을 위한 노력'이라는 이름의 항목에는 계엄선포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윤 전 대통령 탄핵안 발의 등이 포함됐다. 정책간담회나 기자회견 주최, TF 설치, 성명 발표 등도 성과에 포함됐다.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줄탄핵'을 추진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공권력 남용에 대한 대응' 항목에 들어갔다.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린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안 발의도 여기에 포함됐다.

    이처럼 민주당이 이 전 대표가 사퇴하자마자 그의 성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는 뒷말이 나온다. 앞서 김두관 전 의원과 김경수 경기지사가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해 당내 경선이 확실 시 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놓고 이 전 대표를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비명(비이재명)계로 꼽히는 민주당 한 전직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당대표로 있을 때 재판받으러 다닌 것과 방탄에 몰두한 것밖에 기억이 안 난다"며 "경선을 앞두고 당이 중립을 지켜야 하는 시점에서 이 전 대표 개인의 성과를 발표하는 게 말이 되느냐.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화'가 됐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마지막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3년 동안 당대표로서 나름 성과를 내며 재임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